국내 증시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폭풍에서 점차 빠져나오는 모습이다. 장초반 1900선이 위태롭던 지수는 기관의 강한 매수세에 약보합까지 낙폭을 줄였다.
27일 오전 11시 5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2.21포인트(0.11%) 내린 1923.03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23.39포인트 내린 1901.85 개장했다. 한때 1900선 붕괴가 임박한 듯한 모습이었지만 기관 투자자가 2000억원이 넘는 순매수에 나서면서 낙폭을 빠르게 줄여가고 있다.
같은 시간 중국 상하이 지수는 0.6% 오르고 있고 일본 니케이 225지수는 1.32%의 급등세를 보이는 등 아시아 증시가 전반적으로 안정을 되찾고 있다.
지난 24일 코스피는 브렉시트 충격에 3.09% 폭락했다. 코스닥은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더 큰 충격을 받았고 4.76%나 폭락했다. 엔고로 브렉시트의 직격탄을 맞은 일본 증시는 7% 넘게 하락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도 3% 넘게 빠졌다. 뉴욕증시의 이같은 급락은 중국발 쇼크가 있었던 지난해 8월 이후 1년여 만이다. 유럽증시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지수는 8.04% 폭락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는 6.82%,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는 8.62% 떨어졌다. 진앙지인 영국에서는 FTSE 250지수가 장중 11.4%까지 추락해 사상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24일 하루 동안 전세계 증시에서 2조800억달러(2440조원)가 증발했다.
이같은 증시 충격은 그동안 잔류를 예상했던 낙관론이 우세해 브렉시트의 충격이 배가가 됐고 다른 EU 회원국의 추가탈퇴 우려가 제기되면서 EU체제에 대한 시스템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국내 증시가 바닥 수준까지 밀린 만큼 향후 반등을 감안한 투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주당순자산비율(PBR)이 이미 1.0배까지 하락하면서 장부가치의 훼손가능성을 심각하게 반영한 상황”이라며 “리먼사태 전후 국면의 평균 PBR이 0.96배인데 정치적 불안정에 따른 과잉반응을 감안하면 바닥수준은 0.98배인 코스피 1880선대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정책공조를 통한 저점형성 이후 반등 가능성을 예상하며 현 상황을 국내주식에 대한 저점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은행, 보험, 건설업 등이 1~2% 급락하고 있고 의료정밀, 통신업, 운송장비 등이 오르고 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859억원, 1674억원을 순매도하고 있고 기관은 2183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지난 24일 급락장에서도 553억원을 순매수했던 기관은 이날 2000억원이 넘는 사자 행보를 보이며 지수를 떠받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1034억원 매수 우위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다. 한국전력이 유가 하락 수혜 기대감에 2% 넘게 오르고 있고 현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개 상한가를 포함해 312개 종목이 상승 중이고 499개 종목이 하락하고 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3.06포인트(0.47%) 오른 650.22를 기록 중이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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