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형 빌딩이 밀집한 서울 삼성동 테헤란로 이면 도로. [사진 제공 = 알스퀘어] |
준공 후 이곳에 눈독을 들이던 외국계 화장품 업체부터 중소형 로펌과 투자회사, IT기업까지 줄줄이 입주하면서 자리를 채운 덕에 2017년까지는 빈 사무실을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1년 중 6개월 렌트프리(일정 기간 임대료를 받지 않는 것)에도 공실이 넘쳐난다는 빌딩 시장 불황은 적어도 중형 빌딩을 보유한 건물주들에게는 다른 나라 이야기다. 주로 이면 도로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로 승부하는 이들 빌딩은 굳이 임대료 할인을 내걸지 않아도 꾸준한 임차 수요 덕택에 경기 부침과 상관없는 알짜 수익형 부동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4일 빌딩 부동산 정보·중개서비스 업체 알스퀘어가 서울 지역 소형~대형 빌딩의 임대차계약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연면적 9900~3만3000㎡ 규모인 중형 빌딩 공실률은 8.6%로 3만3000㎡ 이상인 대형 빌딩(10.3%)과 9900㎡ 미만 소형 빌딩(8.9%) 중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도심지 중형급 빌딩은 알짜 중소·중견기업의 임차 수요가 넘치는 덕택에 임대시장 호황세가 이어지고 있다. 게임회사 넥슨의 자회사인 네오플이 통임차해 쓰던 역삼동 삼정빌딩은 지난해 이 회사가 제주도로 본사를 옮기면서 빌딩 전체가 비어버리는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애초에 이곳을 눈여겨봤던 탭조이와 데일리호텔 같은 중소 IT회사들이 대거 입주하면서 현재 상가용으로 내놓은 지하 2층을 뺀 나머지 사무실 자리는 모두 '완전 임대' 상태다. 삼성동 한섬빌딩도 SM엔터테인먼트가 지상 8층까지 통으로 빌려 한동안 공실 걱정이 없다.
일반적으로 지상 20층 아래인 중소형 빌딩은 비싼 땅값 등을 고려해 대부분 도심지 이면 도로에 들어서 있다. 덕분에 처음부터 임대료가 저렴해 딱히 경기 부침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는 게 알스퀘어 측 설명이다. 현재 중형급으로 분류되는 서울 빌딩 3.3㎡당 임대료(렌트프리 등 반영하지 않은 명목 금액)는 평균 6만9000원으로 대형인 9만1000원보다 2만원 이상 저렴하고, 강남파이낸스센터(GFC) 같은 초대형 프라임급 12만9000원의 절반 수준이다.
오욱양 알스퀘어 이사는 "강남권이나 광화문 등 도심과 가까운 입지를 원하면서도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중소·중견기업이 이면에 있는 중소형 빌딩을 사무실로 장기 임차하는 경우가 많다"며 "공실률 0%인 곳도 수두룩하고 임차 수요가 많다 보니 렌트프리 같은 것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중형 빌딩 시장이 대형과 달리 공급과잉이라는 악재에서 다소 비켜나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 공급되는 오피스 빌딩 건물 연면적은 56만9000㎡로 작년보다 무려 62%나 더 많다. 연면적만 21만9105㎡에 달하는 삼성동 파르나스타워가 최근 다수의 대기업과 임차 계약을 하는 등 초대형 프라임급 빌딩 공급이 몰린 탓이다. 그 결과 대형 빌딩 공실률은 꾸준히 오르는 반면 중형 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는 모양새다.
다만 최근 중형 빌딩 신축이 늘어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빌딩 임대사업이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