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주·소액주주 추천 1명씩 사외이사 선임 강제

'김종인 개정 상법'에는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시키는 조치도 대거 포함됐다. 그동안 사외이사가 대주주 감시와 견제라는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거수기' 노릇만 했다는 사회적 비판 때문이다.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부분은 재계나 학계에서도 큰 반발이 없으나 우리사주조합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대해서는 재계가 경영권 침해라며 반대하고 있다.
먼저 개정 상법에 따르면 자기 회사 또는 계열사 임직원을 사외이사에 임명할 수 있는 기간이 퇴직 후 2년에서 5년으로 연장된다. 기업에서 장기간 근무한 사람들이면 이사회에서 대주주들에 맞서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많은 기업들이 자기 회사 출신들을 사외이사로 임명하고 있다.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어 전문성이 검증되었다는 장점은 있지만 독립성과 중립성 측면에선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현재 20대 그룹 중 삼양통상, 한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한화증권에서는 자기 회사 출신 임직원이 사외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사외이사의 추천에서도 대주주의 입김을 최대한 배제하기로 했다. 사외이사의 경우 최대주주 및 그의 특수관계인은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이 될 수 없도록 해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의 중립성을 확보하도록 한 것이다.
반면 사외이사 추천에 소액주주와 근로자들의 목소리는 반영하기로 했다. 개정 상법에서는 우리사주조합 및 소액주주들이 추천하는 사외이사 각 1인 또는 복수의 후보자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추천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우리사주조합 및 소액주주들이 추천한 후보자 각 1인은 반드시 사외이사로 선임하도록 했다. 우리사주조합의 사외이사 후보자 추천은 지난 5월 김종인 대표가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본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노조의 경영 감시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이미 예고된 바 있다. 재계는 당시에도 노조 이기주의에 이사회가 끌려다닐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