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장기 초저금리 사례를 보면 국내 대학·장학재단들도 서둘러 장기채권 포트폴리오를 짜야 추가 금리 하락을 견뎌낼 수 있습니다."
지난 19일 삼성증권이 공익법인의 자산운용 컨설팅을 위해 마련한 '공익법인포럼'에서는 학교법인·장학재단·대학재단 등에서 70여 명이 참석해 강의장을 가득 채웠다.
강의 직후 질의응답이 시작되자 '요즘 같은 1%대 예금금리 상황에선 재단 운영 자체가 어렵다'는 하소연부터 터져나왔다. 대부분의 자금을 은행 예금에 묶어뒀던 장학재단은 금리가 떨어지면서 사업의 존폐 위기에까지 몰렸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우리보다 앞서 초저금리·저성장을 경험한 일본 연기금들의 대응방식을 통해 공익재단들도 국내외 채권을 적절히 섞은 채권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
정범식 삼성증권 채권상품팀장은 "예금에 자금을 묶어둘 경우 금리 인하를 피하기 어렵지만 채권에 고정금리 투자를 할 경우 금리 하락에 상관없이 예금금리 플러스 알파의 수익을 노릴 수 있다"며 "공익재단들은 채권 매수 후에도 만기까지 보유하면서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하는 게 유리하다"고 밝혔다. 일본 금융기관들도 초저금리를 견디기 위해 단기 은행예금 투자에서 벗어나 일본국채·해외국채·AA등급 이상의 회사채 등 장기 채권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꿔나갔다
정 팀장은 "정기적으로 장학금을 지급해야 하는 재단의 경우 채권형 포트폴리오를 전체 자산의 10~20% 정도 유지하는 게 좋다"며 "반면 향후 10년간 현금 유동성이 필요하지 않은 재단이라면 자산의 50% 이상을 채권형으로 갈아타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예경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