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소형 성장주에 투자하는 ‘삼성 중국 본토 중소형 포커스펀드’에는 최근 한달새 100억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같은기간 전체 중국 본토펀드에서 774억원이 순유출된 것과 대조적이다. 하반기중 선강퉁(선전·홍콩 거래소간 교차매매)시행이 확실시되면서 중국 본토 중소형주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용광 삼성자산운용 상품마케팅본부장은 “중소형주 펀드는 다른 본토펀드들과 달리 선전거래소 종목 편입 비중이 높다”며 “선강퉁 시행으로 선전증시가 활성화되면 수혜를 입을 대표적인 펀드”라고 추천했다.
선강퉁 시행을 앞두고 미리 투자해 둘만한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지난 2014년 11월말 후강퉁을 통해 중국 상해거래소가 외국인에 개방된 이후 약 7개월만에 상해종합지수가 두배 이상 급등한 전례도 있는 만큼 국내 투자자들 기대감도 높다.
27일 전문가들은 중국 중소형주 편입 비율이 높은 펀드에 가입하거나 상장지수펀드(ETF) 매매를 통해 선강퉁 시행에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선전거래소 시가총액은 3500조원으로 상하이거래소(4304조원)에 비해 작지만 상장 기업수는 1813개로 상하이 1142개보다 훨씬 많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코스닥처럼 중소형주에 특화된 시장으로 보면 된다. 업종별로는 모바일 헬스케어 소비 등 신성장산업 비중이 높고, 기업별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등 성장성이 높다는 게 강점이다.
과거 중국 본토 펀드들은 주로 대형주나 증시 대표주에 투자했지만 최근 운용사들이 선전 거래소에 상장된 중소형 주식들에 집중투자하는 펀드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최초로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에 투자하는 인덱스펀드를 이달 출시했다. 흥국자산운용도 지난 25일 중국본토 성장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흥국 차이나 액티브 주식 펀드’를 출시했다.
성적도 좋은 편이다. 신한BNPP중국본토중소형주(7.8%), KB중국본토A주레버리지(7.1%), 삼성중국본토레버리지(6.1%) 같은 주요 펀드들 수익률이 최근 플러스로 돌아섰다.
국내 운용사들이 내놓은 중국 본토펀드에 가입하는 것 뿐만 아니라 직접 미국이나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중소형주 ETF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은 “국내 투자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FTSE 50이나 CSI3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은 대부분 대형주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다”며 “이런 상품들은 중국 증시와 같은 방향성으로 움직일 뿐 선강퉁 이벤트로 큰 이익을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선전 증시에 상장된 중소형 종목들을 많이 담고 있는 CSI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는 편이 낫다”고 덧붙였다. CSI500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적 상품으로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Deutsche X-trackers Harvest CSI 500 China-A Shares 스몰캡’ ETF를 꼽을 수 있다. 홍콩 증시에도 2개 ETF가 상장돼 있다.
업계에선 자문형랩 상품도 준비 중이다. 정상규 신한PWM태평로 PB팀장도 “선전 시장 개방의 수혜주가 될 우량한 민간 기업을 골라 자문형랩 형태로 장기 투자하겠다는 자산가들도 많다”고 전했다.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민영기업 비율은 78%로 상하이(46%) 대비 높은 편이다.
선전종합지수는 연초 최저가 대비 20% 이상 상승한 수준으로 2000선 안팎을 맴돌고 있다. 27일 오후에는 중국 당국이 일부 자산운용 상품에 대한 주식 투자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때 5%가 넘는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단기적으로 돌발적인 악재가 나올 가능성이 여전하지만 선강퉁을 비롯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매력이 여전하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선전거래소의 주가순이익비율(PER)이 24배 수준으로 상해(13배), 홍콩(12배)보다 높아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인식이 있다”며 “하지만 현재 이익증가율이 20~30%로 월등히 높아 성장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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