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존치 개발을 추진하는 한남 뉴타운 일대 전경. [매경DB] |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된 한남뉴타운은 한남동·보광동 등 남산 자락과 한강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면적만 111만205㎡에 달한다. 총 5개 구역으로 이뤄졌다. 재개발 면적이 가장 큰 3구역이 사업 속도가 제일 앞서 있다.
3구역은 시가 남산과 한강의 경관계획 등 한남뉴타운 전체 계획과 3구역 건축계획의 정합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이유로 작년 5월 건축심의가 전면 보류됐다. 시는 한남뉴타운 전체를 아우르는 새로운 개발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섰다.
가이드라인에는 3구역의 경우 국내 최초 개원한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과 제일기획 인근을 존치하는 방안이 담겼다. 존치의 단위를 노후도가 심하지 않은 건물로 할지, 필지로 묶을지와 규모는 향후 서울시 심의 등을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례적으로 구역의 일부가 존치되지만 서울시는 조합이 작년 건축심의를 받기 직전 설계안에 적용한 용적률 230%와 총 가구 수 5696가구 범위를 지켜 사업성을 최대한 유지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또 남산 경관 등을 감안해 최고 높이는 90m를 적용하고 7개 블록으로 분할해 설계한다. 총괄 계획가를 포함해 총 7명의 공공건축가가 블록별로 건축 설계를 맡는다. 시는 주택 설계 경험이 풍부한 실력파 건축사들로 '드림팀'을 꾸렸다. 조합 관계자는 "존치 예정 구역의 경우 재개발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있는 데다 이슬람 성원과 가까워 아파트를 짓기에 다소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었다"며 "잘 존치하면 오히려 개성 있는 주거지로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3구역은 이르면 다음달 시 재도시정비위원회 자문을 거친 뒤 가이드라인에 맞춰 재정비 촉진계획 변경 절차를 밟고 이르면 내년 건축심의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남산 7분 능선이 보이도록 경관의 공공성을 확보하면서도 구릉지 지형과 옛길 등을 최대한 살려 테라스하우스 등 다양한 주택을 설계해 새로운 명품 주거지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주민들의 재산권을 지킬 수 있도록 사업 속도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3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도 개발 면적이 조정된다. 이태원 메인 도로와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에 붙어 있어 '이태원 상권'이 확장되고 있는 1구역과 2구역은 기존 재정비구역에서 분리될 가능성이 높다. 이태원 관광특구지역이 포함돼 있어 기존 단독·다가구 주택을 근린생활주택으로 용도를 변경해 1층을 상가로 만들어 임대수익을 올리는 주인이 늘면서 재개발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는 상황이다. 특히 2~5구역과 달리 2011년 8월 추진위를 꾸린 이후 5년째 조합이 설립되지 않은 1구역은 '구역 분리' 범위가 일부에서 전체로 더욱 커질 수 있다. 시는 1구역에 대해 정비구역 직권해제를 위한 주민 의견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초 조합을 설립한 4구역은 상가가 발달된 장문로 일대 일부가 개발이 제한될 전망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큰길가의 상가 소유주는 재개발을 반대하고 이면도로의 주택과 빌라 소유주는 개발에 찬성하고 있다"
4구역은 낡은 단독·다가구 주택을 허물고 1964가구(임대 335가구)의 아파트 단지로 재개발할 계획이었다. 용산공원이 조성될 경우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는 5구역은 지중화하거나 이전하지 않는 한 개발 자체가 어려운 변전소 주변이 '존치 구역'으로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