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그룹-핀테크 스타트업 상생전략 / ④ 우리은행 ◆
홍채인식 기능을 활용해 현금카드 없이도 ATM에서 돈을 인출하는 시대가 열렸다. 우리은행은 홍채인증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업체 아이리스아이디와 업무협약을 통해 올해 1월 국내 금융권 최초로 홍채인증 ATM 출금서비스 상용화에 성공했다. 홍채 패턴은 쌍둥이뿐 아니라 본인의 오른쪽 눈과 왼쪽 눈도 서로 다르기 때문에 보안성이 매우 뛰어난 생체인증 수단이다. 우리은행은 홍채인증 ATM을 현재 5개 영업점에서 시범운영 중이며 향후 설치 지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실제 협업을 통해 혁신적 핀테크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고 나섰다. 홍채인증 출금서비스와 함께 지난해 5월 출범시킨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가 선보인 'SOHO 개인사업자 대출'도 대표적 핀테크 서비스다.
이 상품은 금융권 최초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모바일 대출심사로 무방문, 무서류, 무담보로 대출이 가능하다. 개인사업자의 영업실적 및 사업자 정보 등을 자동 집계해 대출심사에 반영하는 핀테크업체 희남의 '스크래핑' 기술이 사용됐다.
우리은행은 다른 은행과 달리 핀테크 육성 프로그램을 '우리핀테크늘품터(이하 늘품터)'와 '우리핀테크나눔터(이하 나눔터)'로 이원화해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출범한 늘품터는 핀테크 기업들에 온라인·모바일로 금융지원, 법률상담 등 창업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는 제휴 프로그램이다. 나눔터는 KEB하나은행의 '원큐랩', 신한은행의 '퓨처스랩' 등 다른 은행의 핀테크 육성센터와 비슷한 개념으로 예비창업자들에게 사무공간을 제공하고 임대료, 전화비 등 각종 공과금을 무상으로 지원한다.
우리은행은 오는 11일부터 나눔터를 '위비핀테크랩'으로 확대 재편하기로 했다. 기존 나눔터가 사무공간 및 부수 비용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달 출범하는 위비핀테크랩은 실제 사업화에 보다 중점을 두고 국내외 유명 핀테크 육성 기관과 함께 무상 창업교육 및 투자자 연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위비핀테크랩은 금융 중심지인 여의도와 가까운 영등포에 마련됐으며 면적은 약 70평 규모다.
위비핀테크랩은 다른 은행의 핀테크 육성센터에 비해 설립이 다소 늦은 만큼 '인큐베이팅'이라는 차별점을 내세웠다. 인큐베이팅은 현재 아이디어만 있을 뿐 자금력이나 마케팅 능력이 없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사업성 평가부터 인력 채용, 자금 모집, 전략 수립, 마케팅까지 사업화 과정 전반을 돕는 서비스다.
우리은행은 단순히 우수 핀테크 기업 육성에 그치지 않고 초기 투자자금 유치와 해외 진출까지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22일 영국 런던에서 현지 핀테크 육성 기관인 '옥시젠액셀러레이터' '와이액셀러레이터'와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양측은 해마다 위비핀테크랩 출신 기업(1~2개)의 영국 현지 법인 설립 등 해외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위비핀테크랩 담당자는 "핀테크 분야 창업자들이 실제로 창업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아이디어가 우수한 예비창업자들을 발굴해 사업 안정화 수준까지 지원해 한국 핀테크 산업을 발전시키자는 게 위비핀테크랩의 설립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