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죽거리’의 변신… 양재 글로벌 테크시티된다
말죽거리로 불리던 경부고속도로 주변 양재·우면동 일대가 천지개벽한다. 서울시가 연구개발(R&D)과 기업·인재를 연결(C&D)하는 ‘양재 테크시티(Tech+City)’ 조성에 나서기 때문이다.
3일 공개된 청사진에 따르면 서울시가 소유한 양곡도매시장은 산학연 연계 협력을 위한 R&CD 캠퍼스로 탈바꿈한다. aT센터 상층부 6∼15층에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지원 거점이 만들어 진다. 시 품질시험소 별관과 기재부 부지는 대·중소기업 협력공간으로 조성된다. LG전자와 KT연구소 등은 용적률·건폐율이 완화돼 연구공간이 확충되고 현대·기아 자동차의 유통업무설비는 연구시설로 변경된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공공과 민간부문에서 약 2조원이 투자돼 중소 R&CD기업 1000개, 신규 일자리 1만5000개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서울시가 밝힌 양재 테크시티 조성계획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글로벌 도시간 인구전쟁에 서울시가 본격적인 참전을 선언한 의미도 있다. 본지는 올해 초 미래도시 기획을 통해 저성장과 인구감소에 당면한 서울이 도시경쟁력을 갖추려면 글로벌 인재를 끌 매력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월26일자 A4면 보도
양재·우면은 강남 테헤란 밸리, 과천 지식정보타운, 판교 테크노밸리 등 수도권 산업을 연계하는 도심 경계부에 위치해 있다. 또 LG전자, KT, 현대기아차 등 대기업 연구소와 지식집약서비스 관련 280여 개 중소기업이 혼합돼 R&CD 조성을 위한 글로벌 고급 인재 확보가 용이하다. 서동록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은 “세계 도시들은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인재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양재(良才)는 예전부터 어질고 재주 있는 사람이 많이 산다는 뜻이 있고 여러 기업들이 인재유치를 위한 R&CD 최적지로 양재를 꼽았다”고 전했다.
시는 양재·우면 지역을 ▲R&CD 코어 권역(aT센터·양재시민의 숲 일대) ▲지역특화혁신권역(중소 연구소 밀집 양재2동 일대) ▲지식기반상생권역(대기업 연구소·공공부지 일대) ▲도시지원복합권역(양재IC 일대)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개발한다.
우선 aT센터 및 양재시민의 숲 일대에 조성되는 R&CD코어권역에는 aT센터, 화훼공판장 현대화사업 등을 활용해 R&CD 공간 확보를 극대화한다. 또 양재시민의 숲, 문화예술공원 등에 문화ㆍ여가ㆍ교류 공간 확충도 포함된다.
지역특화혁신권역으로 조성되는 양재 2동 일대는 중소 연구소가 밀집된 점이 고려됐다.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중소기업 부설연구소나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이 만들어지고 R&CD 특구로서 전시장, 이벤트, 창업카페 조성 등 다양한 공공사업도 추진한다.
LG전자, KT연구소 등 대기업 연구소가 위치한 지역기반상생권역은 용적률ㆍ건폐율 완화를 통해 연구공간이 확충된다. 대기업의 기술역량을 중소기업에 이전하고 서로 상생ㆍ교류할 수 있는 공공 앵커시설과 프로그램도 도입된다. 한국화물터미널, 화훼공판장 등 유통업무설비 시설이 밀집한 도시지원복합권역에는 유통업무설비 해제를 통한 복합개발과 공공기여를 활용한 공공 R&CD공간이 확보될 예정이다.
교통과 보행환경도 개선된다. 양재 시민의 숲과 문화예술공원을 경부고속도로 하부 보행길로 연결하고 일반·광역버스 노선도 늘려 교통을 편리하게 한다. 특히 트램·노면 열차 같은 신 교통수단 도입도 검토한다. 신분당선 매헌역에는 보행광장과 자전거 스테이션을 조성하고, 양재 IC 인근에 신분당선 역을 신설해 위례과천선과 연계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시는 개발 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서울시
[김기정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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