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분석 / BNK금융지주 ◆
9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BNK금융지주는 전날보다 60원(0.68%) 오른 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6일 기록한 7850원에 비하면 주가가 13.4% 올랐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아직 0.41배에 불과하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일 BNK금융지주가 바로 청산하면 주주들이 현재 주가보다 약 2.5배를 나눠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국내 은행들의 밸류에이션이 크게 낮아진 상황이지만 BNK금융지주는 경쟁사보다도 PBR가 낮다. 신한지주(0.65배) 제주은행(0.55배) KB금융(0.51배) 등은 모두 0.5배가 넘는다. BNK금융지주의 주가수익비율(PER)도 4.78배에 불과해 상장된 10개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회사가 주식 시장에서 박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염려가 크기 때문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BNK금융지주가 경남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해운·조선회사에 많은 대출을 해주고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해운과 조선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대출충당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할 경우 BNK금융지주의 수익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BNK금융지주의 전체 여신 중 조선·해운이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하다. 조선·해운업에 총 2조6000억원의 대출을 해준 상황인데 이 중 60%는 담보와 충당금으로 커버할 수 있어 추가로 충당금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에 BNK금융지주가 빌려준 자금은 3억원 남짓에 불과하다"며 "주로 협력업체에 자금을 빌려줬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이 적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BNK금융지주의 연체율,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각종 건전성 지표는 오히려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8일 발표한 2분기 실적도 시장 우려와 달리 양호하게 나타났다. 부산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2.3%로 전 분기 대비 1bp 상승했고, 경남은행의 NIM은 2.17%로 전 분기 대비 4bp 올랐다.
NIM은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해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금융회사의 수익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NIM도 낮아지기 마련이지만 BNK금융지주의 NIM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이다.
BNK금융지주는 2012년 이후 매년 업계 최고 수준의 ROE와 총자산순이익률(ROA)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높은 수익성을 감안할 때 업계 평균 이상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분석한다.
김은갑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이슈로 BNK금융지주의 PBR가 업종 평균 대비 10% 할인된 상황"이라며 "올해 BNK금융지주의 예상 ROE가 8.5%로 은행 업종에서 가장 높기 때문에 향후 주가가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BNK금융지주가 수익성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투자자들은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고 보고 지분을 사모으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우리은행과 함께 올 들어 외국인 지분율이 상승한 몇 안 되는 은행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BNK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45.9%였지만
BNK금융지주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주력 자회사로 두고 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