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가가 2% 이상 오르면 차익실현에 나서는 매매를 반복하고 있다. 이에따라 코스피도 2050선을 뚫지 못하고 계속 박스권을 맴돌고 있다.
10일 코스피는 장중 2049.36포인트까지 올라가며 9개월만에 2050선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장후반 매물이 쏟아지며 결국 전일 대비 0.86포인트 상승한 2044.64로 마감했다
‘박스피’(박스권+코스피) 탈피가 힘겨운 배경에는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매매전략이 한 몫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주가는 전일대비 1.66%(2만6000원) 하락한 154만1000원으로 마감했다. 외국인들은 이달들어 지난 1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7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 6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결정을 전후로 9거래일(6월21~29일) 연속 팔자 행진을 보인 이후 최장 기록이다. 이 기간중 누적순매도 금액은 2223억원에 달한다. 지난달에만 삼성전자를 7456억원어치 사들이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던 것과는 대비된다.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6월 이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사자’ 분위기를 주도하면서도 일정수준 주가가 올랐다 싶으면 팔아치우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갑자기 순매도로 전환되는 시점은 주가가 2%대 이상 상승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주가가 2~3% 하락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면 사들이는 식이다.
실제 6월 7~9일 사흘간 외국인들이 3006억원어치를 사들이자 주가가 139만8000원에서 143만으로 2.28% 뛰었다. 그러자 외국인은 이후 이틀간 551억원을 내다 팔았고 주가는 다시 137만1000원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2027.18까지 올랐던 코스피도 1979.06까지 되밀렸다.
또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수해 주가가 2.48% 오르자 어김없이 다음날부터 매도로 돌아섰다. 지난달 13일부터 20일에는 삼성전자를 계속 사들인 외국인 덕분에 주가가 148만1000원에서 3.98% 상승한 154만원까지 올랐지만 그 다음날부터 외국인들은 내다팔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이 17%에 달해 이같은 외국인들 매매가 ‘박스피’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10일에도 외국
윤영교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충분히 사들인 외국인들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의사록 공개(8월11일), 잭슨홀 미팅(8월26일) 등 불확실한 이벤트를 앞두고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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