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분야의 새 먹을거리로 '스마트시티'를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로 선정한 우리 정부가 동시다발적 스마트시티 수출전략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나 기업은 이라크, 베트남 등에서 상하수도, 전기, 도로 등 기반시설을 깔고 주택을 지어 공급하는 데 그쳤지만 세계 시장수요가 스마트시티로 급격히 전환되자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대상 지역도 중동·아시아를 넘어 아프리카·중남미까지 확대됐다. 민관 합동 수출추진단에는 국토교통부뿐만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물론 한국전력, K-water,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등 공공기관도 대거 참여한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2014년 4113억달러였던 글로벌 스마트시티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1348억달러로 3배 가까이 급증할 전망이다.
국토부는 16일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강호인 장관과 체아 소파라 캄보디아 국토도시건설부 장관이 '국토관리·도시개발·주택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MOU를 통해 캄보디아에 스마트시티 개념을 적용한 도시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시범사업 지역으로 캄보디아의 유일한 항구인 시아누크빌이 선정됐다"고 전했다.
시아누크빌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230㎞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인구 20만명의 중소규모 도시다. 캄보디아에서 유일하게 바다를 볼 수 있어 일찌감치 휴양지로 개발됐지만 인터넷, 교통 등 도시 인프라스트럭처 사정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국형 스마트시티 개념을 적용해 난개발로 고심하고 있는 시아누크빌 도시 문제에 해답을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MOU를 통해 법제처, LH와 함께 프놈펜에 우리나라 공공주택 법제도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우리 기업에 친숙한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 우리 기업의 캄보디아 공공주택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한 조치다.
같은 날 오후 LH는 경기지역본부에서 쿠웨이트 사우스사드알압둘라 신도시 마스터플랜 및 실시설계용역 제안서 설명회를 개최한다.
압둘라 신도시는 쿠웨이트시티 중심에서 서쪽으로 30㎞ 떨어진 지역에 분당신도시 3배 규모로 조성된다. 총사업비는 약 4조4000억원으로 우리 정부는 쿠웨이트 정부와 맺은 MOU에 따라 세계적 수준의 스마트시티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