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시도별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를 보완하는 월별 '체감 분양가'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HUG는 올해 말까지 지표 개발을 완료하고 이르면 내년부터 시·군·구 단위의 체감 분양가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HUG 관계자는 17일 "시도별 평균 분양가를 보완하는 보조지표 개발에 최근 착수했다"며 "시·군·구별 체감 분양가를 이르면 내년부터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HUG는 광역 시도 단위로 민간 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를 매달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서울시 안에서도 25개 자치구별로 분양가 격차가 커 아파트 청약에 나서는 소비자들에게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지난 16일 HUG가 발표한 서울시 민간 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는 625만4000원으로 3.3㎡(1평)로 환산하면 2063만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난달 동작구 흑석동에서 분양한 아크로리버하임의 3.3㎡당 분양가는 2240만원으로 HUG 평균값보다 약 200만원 높았다. 전용면적 85㎡(33평)를 기준으로 HUG 발표와 실제 분양가는 60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발생한다. 특히 HUG 발표는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재건축 아파트의 고분양가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강남 3구 재건축 단지는 보통 3.3㎡당 4000만원 안팎에 분양가가 책정되고 있어 HUG 통계의 2배에 육박한다.
HUG에 따르면 지난 6월 강남구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804만원으로 서울 평균 분양가인 2048만원보다 1.8배 높았다. HUG는 이 가격과 인근 단지 분양가를 고려해 지난달 개포주공 3단지 분양보증 신청을 거절하기도 했다.
HUG 관계자는 "체감 분양가는 시·군·구 단위로 매달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시도별 분양가는 1년 평균값으로 발표하고 있지만 체감 분양가는 한 달 동안 분양한 단지의 분양가만 평균을 내 산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년 평균값을 내면 분양가의 급격한 상승이나 하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현실과 동떨어지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누적 평균을 내지 않고 매달 평균을 내 보조지표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매달 시·군·구 단위로 체감 분양가를 산출할 때 분양이 없는 지역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HUG가 지금까지 광역 단위로 1년 평균 분양가를 발표해온 것도 분양이 없는 달이나 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HUG 관계자는 "시·군·구별 분양가를 바로 발표하지 않는 것도 통계가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서울 A구에 8월 분양이 없다면 통계적 기법으로 체감 분양가를 산출해 주지표가 아니라 보조지표로 발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분양가와 달리 민간
매달 시·군·구 단위로 발표해야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초기 계약률이 기업의 영업상 기밀에 해당하기 때문에 광역 단위로 공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