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완구·콘텐츠 전문기업인 헝셩그룹이 공모가를 크게 밑도는 주가로 코스닥 상장 첫날 거래를 마쳤다. 중국원양자원 허위 공시 사건, 사드 한중 외교 갈등 등으로 차이나디스카운트가 다시 부상하는 모습이다.
18일 헝셩그룹은 시초가 대비 540원(16.67%) 내린 2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 주가는 공모가 3600원을 25.0%나 밑도는 수준이다.
헝셩그룹의 주가 부진은 공모 청약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다. 이미 지난 8~9일 진행한 일반 청약 공모에서 0.76대 1로 청약 미달 사태를 겪었기 때문이다. 올해 공모 청약 미달을 겪은 상장사는 헝셩그룹이 처음이다. 공모 물량이 144억원으로 많지도 않았지만 고작 100억원 가량만 청약이 들어온 것이다.
헝셩그룹의 실적이나 사업 경쟁력을 들여다보면 투자자로부터 이처럼 외면받는다는 게 다소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헝셩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2012억원, 영업이익은 392억원이다. 연초 상장한 크리스탈신소재나 로스웰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배 정도 크다. 헝셩그룹은 완구와 아동의류를 판매하고 있고 재짓(Jazzit)이라는 애니메이션을 CCTV 채널에 방영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산아 제한 정책이 완화되면서 완구와 아동용품 사업의 확장 기대감도 높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차이나디스카운트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점을 헝셩그룹 IPO 흥행 부진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고 있다. 지난 2011년 중국고섬이 1000억원대의 분식회계가 적발돼 상장 두 달만에 거래정지를 맞고 2013년에 상장폐지가 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후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중국기업의 회계 투명성에 대해 깊은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고섬 퇴출 이후 3년 만인 올해 다시 중국기업들의 IPO가 속속 재개되면서 중국기업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는 와중에 지난달 말 중국원양자원의 허위공시 사건이 불거졌다. 중국원양자원은 지난 4월 홍콩 업체로부터 대여금과 이자 74억원을 갚지 못해 소송을 당했고 계열사 지분 30%가 가압류됐다고 공시했다. 거래소가 확인한 결과 이 내용은 허위였다. 중국원양자원은 공시 사실의 진위를 묻는 거래소의 조회 공시 요구에도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는 배짱 행보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중국원양자원의 대주주인 장화리 대표가 저가로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악재성 공시를 일부러 띄운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사건은 대주주측의 시세조종 의혹 등과 함께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초 중국원양자원은 대주주의 지분 매각에 주주들이 반발하자 장화리 대표가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고 주총장에 스크린을 띄우고 영상 통화를 연결하는 촌극도 벌어진 적도 있다. 주주들이 항의의 뜻에서 이사 선임안건을 부결시키자 사측이 조업중단으로 맞서는 등 국내 정서상 납득하기 힘든 일들이 이 회사에서 반복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고섬, 중국원양자원, 헝셩그룹 모두 중국 복건성 소재 기업이라는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중국 복건성 지역은 중국 내에서도 회계 투명성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드 문제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 외교 갈등이 불거지면서 중국의 경제 보복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헝셩그룹은 상장 이후 국내의 IP(지적재산권)을 확보해 중국에서 유통하는 사업모델을 추진할 계획인데 사드 문제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헝셩그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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