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상 최고가 랠리와 함께 코스피가 연고점을 높이며 부담감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 금리 인상, 영국 브렉시트 등으로 하반기 시장 변동성 염려가 커지자 목표 전환형 상품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목표 전환형 상품이란 상품을 운용하는 증권사나 운용사가 미리 목표수익률을 제시하고 목표 달성 시 주식 원자재 달러 등 투자자산을 처분해 이익을 실현한다. 이후 안전자산인 국공채 등으로 갈아타거나 현금성 자산으로 전환해 투자자들이 원금과 수익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상품이다. 변동성 장세에서 주식 매수·매도나 상품 가입·환매 시기를 고민할 필요가 없고 단기간 내 적잖은 수익을 올릴 수 있어 투자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다.
달러 강세를 겨냥해 지난 16일 출시된 신한금융투자 분할매수형 랩에는 일주일 만에 50억원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이 상품은 달러 대비 원화값이 1150원 이상일 경우에만 달러 상장지수펀드(ETF)를 분할 매수하며 목표 수익(연 5~10%)을 달성하면 현금화해 투자자들에게 투자 원금과 수익금을 나눠줄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상반기 국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이하로 떨어졌던 변동성 장세를 이용해 유가 ETF를 분할 매수하는 랩을 판매하기도 했다. 이재신 신한금융투자 랩 운용부장은 "유가 ETF 랩에 투자했던 고객들 80% 이상이 수개월 내 10% 이상 목표 수익을 달성하고 이익을 실현했다"고 말했다. 향후 코스피지수가 1970선 이하로 조정받을 때마다 주식을 사는 분할 매수 랩도 출시할 계획이다.
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전문가가 주식 채권 부동산 원자재 등 자산별 투자 비중을 전환해주는 자산배분형 펀드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변동성이 확대되면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고 시장이 상승세로 전환하면 위험자산을 늘리는 식으로 운용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식이나 채권 같은 단일 자산으로는 투자자들이 원하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위험도 크다"며 "투자 환경 변화에 맞춰 그 시점에 가장 적합한 자산 비중을 늘리는 자산배분형 펀드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자산배분 펀드는 ETF를 활용해 전 세계 주식과 채권, 원자재, 리츠 등에 투자한다. 자산의 안정성과 성장성, 투자위험 등을 감안해 정기적으로 자산을 리밸런싱한다. '삼성한국형 타깃데이트펀드(TDF)'는 경제 환경 변화에 맞춰 대응할 뿐만 아니라 투자자 은퇴 시점을 타깃데이트(Target Date)로 두고 연령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자동으로 변경한다. 청년기에는 주식 비중을 높이고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채권 비중을 확대하는 식이다. 최근에는 알리안츠생명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산배분을 수
전문가들은 증시의 단기적 상승이 기대되지만 장기적으로는 하락 위험이 큰 경우, 박스권 등락이 거듭될 것으로 예상될 경우 전환형 펀드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증시가 박스권을 뚫고 상승하는 경우에는 추가 수익 기회를 놓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