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2일 한국 경제에 있어서 저출산·고령화가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전 총재는 이날 오전 중구 한은 본관에서 한은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국경제 성장환경 변화와 정책대응’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당장 문제가 아닌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의 최대 걸림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저출산 고령화로 내후년부터 우리나라 생산가능인력이 줄어들면 음식점, 주유소, 노래방, 골프장, 세금 등 모든 부문의 수요가 줄어든다”며 “이것이 곧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져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출산·고령화의 대책에 대해서 박 전 총재는 정부가 결혼, 출산, 육아, 교육 등에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젊은층이 결혼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택문제”라며 “정부는 그린벨트에 신혼부부 전용의 장기저리 임대주택을 지어 저소득 신혼부부가 모두 혜택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박 전 총재는 최근 논란을 빚은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해서도 날선 태도를 보였다.
박 전 총재는 “한전은 산업용 전기요금에서 밑지고 가정용에서 많이 받는 방식으로 대기업에 보조금을 주고 올해 14조원의 이익을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는 전형적인 구시대적 모델로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리고 가정용은 내려 원가를 보상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새로운 성장 엔진에 맞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전 총재는 한은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은이 중앙은행으로써 정부와 협력할 것은 협력하
박 전 총재는 “한은이 인플레이션 뿐 아니라 경제성장, 고용, 양극화 등 폭넓은 문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 관점으로 금리 결정과 가계부채 및 부동산 문제에도 대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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