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이 금호타이어 매각 흥행을 위해 인수후보들에게 실사 비용을 보전해주는 파격적인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매수청구권이 걸려 있는 인수·합병(M&A) 거래인 까닭에 비용만 들이고 헛수고를 할 수 있다는 우려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려는 유인책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금호타이어 매각 최종 과정에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이를 행사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우선협상대상자와 차순위협상대상자에게 자문사 수수료를 포함한 실사 비용 일체를 보전해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고 인수자금을 납입하면 박 회장이 납입한 자금으로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에게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지출한 자문사 수수료 등의 실사 비용을 돌려주겠다는 얘기다.
산은은 차순위협상대상자에게까지 이를 적용해 박 회장이나 우선협상대상자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게 될 경우 동일한 방식으로 실사 비용을 보전해주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보전 금액은 대형 M&A 거래의 통상적 수준에 비추어 30억~50억원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매수청구권이 존재하는 M&A 거래의 경우 다른 인수후보들 입장에서는 기껏 시간과 비용을 들여 실사하고 본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격을 따내도 우선매수청구권이 행사되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어 인수전 참여를 꺼릴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자문사 수수료도 짜기로 소문난 산은이 실사료 보전을 검토하고 나선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금호타이어의 매각 흥행과 성사를 위해 매우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산은과 우리은행을 비롯한 9개 금융사로 이뤄진 금호타이어 주주협의
현재 금호타이어의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 회장이다. 박 회장은 본입찰을 통해 선정된 우선협상대상자의 입찰가격을 보고 우선매수청구권 사용을 결정할 수 있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