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 나온 보험상품일수록 보장을 축소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희는 소비자 피드백을 반영해 보장의 범위를 넓혀왔어요”
라이나생명의 모든 보험상품이 자신의 손을 거친다는 유신옥 라이나생명 상품 전무는 보험상품을 선보일 때마다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데 빠진 보장이 있는지 꼼꼼하게 점검한다고 말했다. 유 전무는 여자로서는 대한민국 보험계리사 2호로 남들이 섣불리 가지 않은 길을 택했던 만큼 보험상품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다.
유 전무는 “보험계리일 외에 다른 일을 하는 내 모습이 상상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일에 만족하고 있다”며 “보험회사에 취직했을 때 주변에서 의아하게 보는 시선도 있었지만 보험은 일종의 사회공헌이라고 생각하며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무의 마음을 담은 보험상품은 소비자들에게도 통했다. 유 전무가 올해 세 차례를 개정을 통해 출시한 ‘(무)THE건강한치아보험Ⅲ(갱신형)’은 지난달 30일 금융소비자연맹으로부터 ‘금융상품 소비자품질 인증’을 획득했다. 해당 상품은 질병뿐 아니라 외상(재해)으로 인한 충전·보철 치료까지 보장을 확대하고 생보업계 최초로 스케일링·치주질환 치료를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라이나생명이 업계 최초로 치아보험을 선보인만큼 일종의 책임감을 갖고 고객이 치과를 갔을 때 선택이 아닌 거의 모든 치료에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공가도를 걸어왔지만 처음부터 보험계리사의 길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여자 계리사로서 겪어야 했던 유리천장이나 남성 계리사 그룹에서 느꼈던 소외감은 물론 차가 끊길 때쯤 퇴근하는 높은 업무강도 등이 유 전무의 발목을 잡았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자신이 공들여 만든 상품이 예상보다 반응이 좋지 않을 경우다. 현재는 인기몰이중인 유병자보험도 당시에는 쓴 실패를 맛봤다. 상품을 가입할 수 있는 고객의 연령은 넓혔지만 승인 절차가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10명중 3명 꼴로 가입승인을 받을 수 있는 해당 상품에 대해 설계사들은 발을 돌렸고 유 전무 역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당시를 회상하며 유 전무는 “보험이 내 길이 아닌가보다라는 일종의 자괴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일련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유 전무는 더 좋은 상품을 만들겠다는 생각 하나로 버텼다. 몸담고 있는 보험사가 여건을 만들어주지 않을 경우 과감하게 회사를 옮기기도 했다. 유 전무가 ‘통 큰’ 상품을 잇따라 출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라이나생명의 전폭적인 지원도 있었다.
유 전무는 “라이나생명은 그 어떤 보험회사도 만들지 않는 상품을 선보이고자 노력한다”며 “무엇보다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어 회사생활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의 실패를 교훈삼아 유 전무는 라이나생명에서 60세 시장과 유병자 시장을 최초로 겨냥한 ‘실버보험’, 보험금 지급 기준을 완화한 ‘OK암보험’ 등 간편심사보험의 원조격인 보험을 줄곧 선보였다. 유 전무의 손을 거친 암보험과 치아보험 역시 각각 한달에 3만건씩 판매되는 등 라이나생명의 효자상품자리를 지키고 있다.
자신처럼 보험계리사의 길을 걷고 있는 여자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과거와는 달리 최근 보험계리사일을 하고자하는 여자 후배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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