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건축 기대감으로 올 들어 가격이 급등한 여의도 아파트 단지 일대 전경. [김호영 기자] |
1970년대 중후반 준공된 여의도 재건축 단지는 16개 7787가구에 달한다. 현재 시범·목화·광장·미성·수정 아파트 등 5개 단지는 추진위원회를 설립했다. 특히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앞에 위치한 서울아파트를 비롯해 공작·수정·초원 아파트 등 '상업지역'에 들어선 아파트들은 높은 용적률이 부각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 아파트 값은 2009년 전고점을 넘어설 기세다.
부동산업계에선 2008년 최고 39층 주상복합아파트로 탈바꿈한 '여의도 자이' 이후 잠잠했던 재건축 사업이 본격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부동산 정보광장과 인근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서울아파트 전용 139㎡는 지난 4월 16억3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수직상승해 5월 19억4000만원, 7월 20억8000만원에 거래됐고 현재 22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대형 평수라 상대적으로 매매가 뜸한 전용 200㎡도 2013년 10월 15억50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진 이후 가격이 꾸준히 상승해 지난 4월 22억5000만원에 거래됐고 현재 매물로 나온 물건의 호가는 32억원에 달한다. 한강변이지만 35층 층고제한이 없다는 특수성 때문에 매물이 귀하고 가격이 오름세라는 게 이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 설명이다.
서울시는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여의도를 광화문(한양도성), 강남과 함께 3대 도심 중 하나로 격상시키면서 상업·준주거지역에서 주상복합아파트는 51층 이상 지을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제3종 일반주거지역도 주상복합아파트는 50층까지 허용된다. 준주거·상업지역이 없고 일반 아파트 최고 층수는 35층 이하로 일률적으로 제한된 압구정, 반포, 이촌 등과 차별된 대목이다.
우동영 여의공영 대표는 "뉴욕 '432 파크 애비뉴'처럼 초고급 랜드마크 주거지를 개발할 수 있는 지역은 여의도가 유일하다"며 "한강 관광 자원화 개발과 IFC 등 주변 상업용 시설 덕분에 주거, 업무, 여가, 문화 등의 '어반 라이프스타일' 기능이 효율적으로 집적돼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자들 기대감은 이미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된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수정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 옆에 붙은 상업지인 MBC 용지가 대지면적 기준 3.3㎡에 1억원 가까이에 매물로 나왔다"며 "같은 상업지 아파트 땅 지분을 계산해 보면 3.3㎡에 1억원이 채 안된다"고 말했다.
여의도역 인근 '1세대 빌딩'들도 잇달아 신축된다. 영등포구청에 따르면 여의도 미래에셋빌딩과 한국교직원공제회빌딩은 내년 재건축이 끝날 예정이다. 두 빌딩 모두 기존엔 용적률이 각각 200~300%대에 불과했지만 재건축 후 미래에셋빌딩은 용적률이 765%(최고 15층), 한국교직원공제회빌딩은 899%(최고 27층)로 각각 연면적이 기존보다 3배 이상 늘어난다. 삼천리빌딩도 지난 5월 재건축 허가를 받아 용적률 938%를 적용해 기존(10층)보다 지하 6층~지상 21층으로 빌딩 키가 두 배가량 높아진다.
대중교통망 확충으로 접근성이 개선되는 것도 호재다. 여의도는 그동안 교통이 불편해 '외로운 섬'으로 불렸다. 지하철 9호선 외에 2021년 개통 목표로 여의도동 샛강역과 신림동 서울대 정문까지 7.8㎞를 잇는 신림 경전철이 이달 착공에 들어가고, 인천송도~여의도를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도 검토되고 있다.
서울시는 압구정동에 이어 여의도 역시 지구단위계획으로 묶어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목화·삼부·시범·미성 등 여의도동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국제금융특화지역인 여의도는 광화문(한양도성), 강남과 함께 서울 3대 도심"이라면서 "한강변 대표적 주거지로서 미래지향적 명품 아파트 재건축을 유도하기 위해 지구단위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 임영신 기자 / 이윤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