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인 자사주 매입 덕에 가파르게 오르던 삼성전자가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크게 조정받았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4만7000원(2.9%) 하락한 157만1000원에 거래됐다. 5거래일 연속 상승 행진이 중단된 것이다. 지난 13일부터 22일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146만5000원에서 161만8000원으로 10.4%나 껑충 뛰었다. 가장 큰 원동력은 자사주 매입이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5일 이후 12거래일 동안 중단됐던 자사주 매입을 13일부터 재개하자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사태로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누그러졌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가 다시 160만원 선을 회복하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 23일 자사주 매입으로 추정되는 7만주가량의 기타법인 순매수가 나타났지만 매도세를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3일부터 삼성전자는 매일 6만~7만주 수준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강도가 갑자기 줄어들어 주가가 하락한 것은 아닌 것 같다"며 "투자자들이 주가가 충분히 올랐다는 판단에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것이 자사주 매입 지속에도 주가가 크게 조정받은 원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충분한 자사주 매입이 이뤄졌기 때문에 향후 주가 지지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삼성전자 주가가 조정받은 원인으로 꼽힌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7월 29일부터 9월 22일까지 자사주 84만6384주를 매입해 계획한 물량의 85.5%를 채웠다"며 "자사주 매입이 이르면 이달 말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삼성전자 주가가 계속 고공행진을 할 수 있을지는 3분기 실적 전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학균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