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9월 28일(16:29)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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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삼성스토리지테크놀러지코리아(TSST)가 기업회생에 실패해 문을 닫는다. 세계 광학디스크드라이브(ODD. CD, DVD등 빛을 이용한 기록매체) 시장에서 2위까지 차지한 선도업체지만 급변하는 모바일 및 IT 시장에 적응하지 못해 끝내 청산절차를 밟게 됐다. TSST의 모기업인 옵티스도 실적부진과 무리한 자금차입으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후 마땅한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어 당분간 경영 정상화가 힘들 전망이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날 관할법원인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TSST에 회생절차 폐지명령을 내렸다. 회생절차 폐지명령은 사업을 청산할 때의 가치가 사업 존속할 때의 가치보다 높을때 해당 법인을 청산하도록 하는 법원의 결정이다. 다른 사정변경이 없다면 법원 명령에 따라 TSST는 자산을 매각하고 그 대금을 회생채권자와 회생담보권자 및 주주에 배당한 후 문을 닫게 된다. 올해 3월 기준으로 TSST의 자산은 648억원, 부채는 912억원으로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TSST는 지난 2004년 삼성전자와 도시바가 49대 51의 비율로 출자해 세운 합작법인이다. 당시 주요 정보저장 및 전송매체였던 ODD 사업에 집중한 TSST는 2000년대 중후반 세계 ODD 시장에서 히타치엘지스토리지에 이어 시장 2위(점유율 20%)에 오르는 등 선도기업으로 부상했다. 전성기던 2009년에는 매출액 2조 1204억원에 영업이익 132억원에 달했다.
TSST는 2010년 경부터 ODD 시장이 쇠퇴하며 점차 실적이 악화 일로를 걷게됐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스트리밍 서비스가 IT 업계에서 대세로 자리잡자 정보전달매체로서 ODD의 가치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스마트폰이 보급돼 기존의 PC 및 랩탑의 기능을 상당부분 대체하며 여기에 탑재되는 ODD의 수요가 크게 줄어든 점도 TSST 매출에는 악영향을 끼쳤다. 삼성전자는 이에 사업 철수를 결심하고 2014년 자사 지분 전부를 협력사인 옵티스에 매각했다.
TSST는 이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USB 보조 배터리와 이어폰 시장에도 진출했지만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해 올해 5월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TSST의 매출액은 3827억원에 영업손실 542억원을 입었다. 잘나가던 때에 비해 매출규모가 5분의 1이상 쪼그라든 셈이다.
TSST의 모기업인 전자부품업체 옵티스도 올해 5월부터 법원에서 기업회생절차를 밟는 중이다. 지난해 10월 쏠리드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산 휴대폰업체 팬택을 인수했으나 이 과정에서 무리하게 차입을 시도하는 바람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옵티스의 자산은 1353억원, 부채는 1258억원으로 평가받는다.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