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은행과 금융당국은 도이체방크 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 시장 자금흐름 분석에 나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도이체방크가 당장 파산할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글로벌 자금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 변수인 만큼 국내에 투자하는 해외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장 도이체방크 유동성 부족 이슈가 부각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되고 이에 따른 일시적인 글로벌 신용경색 가능성이 제기된다. 자금 흐름이 삐걱거리는 흐름이 감지될 경우, 국내은행의 자본조달 코스트가 올라가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최근 국내은행들이 자본확충을 위해 신종자본증권 형태의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를 잇따라 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위축되면 채권발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코코본드 발행금리를 높이는 등 당근을 제시해 수요를 유도해야 하는데 그만큼 더 큰 조달비용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 신종자본증권 형태의 코코본드는 은행경영에 문제가 생기면 도이체방크 사례처럼 이자지급을 중단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리스크가 높은 편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국내은행들의 자본적정성 등 주요 경영지표가 양호해 도이체방크 사태가 당장 국내은행 재무상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14.39%로, 3개월전에 비해 0.41%포인트 상승한 상태다.
국내은행의 도이체방크 등 유럽 은행에 대한 익스포저(투자위험 노출규모)도 크지 않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유럽 은행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의 대출·유가증권 투자·지급보증 등 익스포저규모는 전체 대외 익스포저의 5.5%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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