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시장 대어로 꼽히는 두산밥캣이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애초 제시한 희망 가격보다 낮은 선에서 공모가를 책정하거나 심지어 상장 일정을 미룰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두산밥캣 수요예측을 마감한 결과, 참여 기관들의 신청 물량 상당수가 공모가 밴드(4만1000~5만원) 하단에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수요예측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공모가를 밴드 밑에서 결정하거나 상장을 한 달가량 미루는 방안을 놓고 주간사 측과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두산밥캣 측은 주말 내내 긴급회의를 진행했으며 상장 계획 등을 이르면 10일 공시할 예정이다.
두산밥캣이 제시한 몸값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5조원에 이르면서 그동안 업계에선 공모가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일어왔다.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국외 기업만을 비교 대상으로 하고 있어 국내 증시 상황이 반영되지 않아 고평가됐다는 지적이다.
반면 두산밥캣은 미국 등 국외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데다 주력 제품인 소형 굴삭기의 성장성이 높다며 산정 이유를 밝혀왔다.
특히 공모액이 예상 시가총액의 절반에 달할 정도로 크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등 재무적투자자(FI) 입장에서는 지금 매각하지 않는다 해도 오버행(대량 대기물량) 이슈 때문에 고민이 컸을 것"이라며 "이들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결국 이번 공모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산밥캣은 이번 상장을 통해 총 4898만1125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신주 발행 없이 한화자산운용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