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마감된 늘푸른의료재단 M&A 예비입찰에 참여한 12개 후보 중 호텔롯데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호텔롯데는 13일 예정된 본입찰 참여를 신중히 검토 중이다.
롯데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롯데가 실버산업 진입을 위해 늘푸른의료재단 인수전 본입찰 참여를 검토 중에 있다"면서 "대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기업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과거 신격호 총괄회장이 고령화 시대를 맞아 대한민국 최고의 실버병원을 만들어 보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2~3년 전부터 관련 산업 진출을 타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롯데는 지난해 초 서울 근교에 실버타운을 조성하는 사업을 위해 그룹 정책본부에 태스크포스(TF)를 두고 시장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롯데 측은 경쟁이 치열해져 인수가가 지나치게 오를 경우 인수전에서 발을 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늘푸른의료재단 매각에는 롯데 외에도 한국야쿠르트, 호반건설, 부민병원, 인천사랑병원 등 다수의 SI가 매각 측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비영리재단인 의료법인의 특성상 이번 매각은 무상출연 및 차입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업체는 본입찰에 제시한 매각금액을 조달해 기존 의료재단의 채무를 변제한 후 남은 금액만큼 의료재단의 자본금을 무상출연하는 방식이다. 인수기관은 대신 의료재단의 이사진 선임권을 확보하게 돼 사실상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늘푸른의료재단의 자산은 1013억원, 부채는 842억원이다. 이에 따라 인수금액은 최소한 기존 부채를 변제할 수 있는 9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되며, 국내 최고의 재활병원으로 꼽히는 보바스기념병원의 브랜드 가치와 향후 발전을 위한 자금 조달을 고려하면 인수에 들어갈 자금은 최대 12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IB 관계자는 "많은 인수후보들이 보바스기념병원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건 해마다 400억원대의 꾸준한 매출과 60억~70억원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올리는 등 현금 창출력이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바스기념병원은 지난해 매출
서울중앙지방법원과 매각 주간사인 EY한영 등은 13일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달 중순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2주간 상세 실사를 거쳐 다음달 초 본계약을 체결해 올해 안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손일선 기자 / 강두순 기자 /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