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이 지분투자 차원이 아니라 대형 연예기획사의 경영권까지 인수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중국 항저우에 본사를 둔 금성투자그룹은 2008년 설립된 민간 PEF다. 역사가 10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운용자금 규모는 1800억위안(약 3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성투자그룹의 핵심 사업은 도시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다. 판타지오를 인수하게 된 배경에는 금성투자그룹이 추진하는 중국 대표 관광도시인 '장자제(張家界)' 도시 개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자제를 한류가 가미된 '문화 도시'로 만들겠다는 게 금성투자그룹의 구상이기 때문이다. 앞서 금성투자그룹은 중국 박스오피스에서 흥행했던 영화 '미인어'에도 투자하는 등 문화 영역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방한한 웨이제 금성투자그룹 회장은 "세계적으로 대표성을 띠는 도시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색깔을 지니고 있다"며 "한류 같은 문화 콘텐츠가 융합된다면 차별된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2일 판타지오 주가는 전날보다 18.18% 오른 2470원을 기록하는 등 최근 꾸준한 오름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 금성투자그룹의 판타지오 인수와 같은 경영권 인수는 드물었다. 2014년 중국 주나인터내셔널이 120억원을 들여 방송 콘텐츠 제작사인 초록뱀미디어 경영권을 넘겨받았다가 지난해 홍콩 DMG그룹이 300억원가량을 투자해 최대주주가 된 사례가 있다. 미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한 국내 애니메이션 '넛잡'의 제작사 레드로버 역시 지난해 중국 쑤닝그룹이 지분 20%를 매입해 최대주주가 된 적은 있지만 대형 연예기획사로는 판타지오가 처음이다.
이번 인수건은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으로 한중 관
특히 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 연예기획사와 중국 자본 간 만남은 중국시장에서 제2의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감에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대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