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오피스빌딩 내년 줄줄이 착공
1960년대 한국 최초 주상복합건물로 세워진 세운상가 일대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전면철거 재개발 방식이 무산된 뒤 침체 일로를 걸었던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종묘에서 세운상가를 거쳐 남산으로 이어지는 길이 1㎞ 공중보행교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주변 지역에서 오피스빌딩, 호텔, 주상복합아파트 건립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세운 복합도시'로 변신이 본격화하고 있다.
14일 서울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세운상가 일대 6곳에서 오피스빌딩과 호텔을 짓기 위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 중이며 내년 착공에 들어간다. 현재 공사 중인 2곳까지 더하면 2019~2020년 즈음이면 최고 19~20층짜리 새 건물로 채워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2014년 도시의 역사성과 사업 실현성을 살리기 위해 세운상가 가동부터 진양상가까지 걸쳐 있는 상가군은 그대로 남기고 양옆 나머지 지역을 총 171개로 분할해 개발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가장 사업이 활발한 곳은 지하철3호선 을지로3가역과 청계3가 교차로 사이에 있는 3구역이다. 총 10개로 분할됐는데 이 가운데 5곳이 내년 착공을 앞두고 있고, 1곳은 사업시행 인가를 준비 중이다. 연면적 1만㎡ 이상인 오피스와 호텔이 3개동씩 총 6개동 들어선다. 저층에 시민들이 쉼터로 이용할 수 있는 개방 공간(open space)과 가로활성화를 위한 상업·문화시설 등이 조성되는 만큼 현재 인적이 드물고 우중충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면적이 큰 6-2구역(충무로교차로~명보사거리)은 총 50개로 쪼개졌는데 현재 옛 극동극장이 12층짜리 호텔로 탈바꿈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고, 인현동1가 노후 건물도 15층짜리 호텔로 변신한다. 또 인근에 주상복합아파트와 오피스텔을 개발하기 위해 건축계획을 세우고 있는 사업장이 3곳 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밤이면 텅 비고 컴컴해지는 공동화 현상을 막는 '도심형 주거시설' 개발을 서울시도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세운상가 일대에서 유일하게 통째로 개발될 3만2223㎡ 규모 세운4구역은 국제현상설계공모를 실시한다. 2004년 서울시와 사업시행자인 SH공사는 건물 최고 높이 122m의 주상복합아파트 등을 짓는 설계안을 마련했으나 문화재청이 길 건너 종묘 경관을 가린다는 이유로 반대해 재개발에 제동이 걸렸다. 이후 지난 4월 최고 높이를 70m 이하로 낮추는 변경안이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를 통과했으나 건물이 종묘 수목선(樹木線)을 넘어설 수 없다는 주장에 서울시는 높이 논란을 불식하고 재개발 속도를 내기 위해 설계공모를 결정했다. 내년 초 당선작을 토대로 기본설계한다. 일반상업지역인 만큼 특급호텔, 오피스빌딩, 오피스텔, 판매시설 등이 들어설 전망이다.
공중보행교 설치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세운상가~청계상가~대림상가를 3층에서 잇는 1단계 구간은 내년 5월에 완성된다. 나머지 삼풍상가와 호텔PJ, 진양상가로 이어지는 2단계 구간은 내년 설계한다. 호텔PJ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늘어나 지역 상권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진양상가에서 반대편으로 건너가기 쉽도록 광폭 횡단보도 설치도 추진된다. 1㎞에 이르는 공중보행교가 생기면 종묘~세운상가~남산을 잇는 녹지 보행길이 완성된다.
세운상가 앞 세운초록띠공원은 최근 조선시대 한성부 중부 관아터로 추정되는 기단과 초석이 발견됐다. 시는 역사 문화재를 스토리텔링으로 살리면서 보행데크로 경사진 형태의 '다시세운광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세운상가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