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건축 투자 수요가 몰려 시세가 오르는 상계동 주공아파트 전경. [김호영 기자] |
정부가 강남권 재건축 투기 과열 규제 시기를 재고 있는 가운데 투자 열기는 강북권으로 옮겨붙고 있다. 소형·저층 재건축 단지가 포진해 있다는 점에서 강남 개포동과 '닮은꼴'로 통하는 노원 상계동이 대표적이다.
상계동 주공 1~16단지 중 가장 먼저 재건축을 추진하는 8단지는 전용 47㎡형의 매매 호가가 3억4000만원 선으로 1주일 만에 1000만원가량 뛰었다. B공인 관계자는 "요즘 개포주공 대신 상계주공을 여러 채 사는 게 어떤지 묻는 투자 상담도 들어온다"며 "정부가 강남권 시장 개입 의사를 비치자 대체 투자처로 생각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개포주공4단지(전용 44㎡형)의 시세는 10억3500만원 선으로 상계주공8단지 전용 47㎡형 3채와 맞먹는다.
상계주공(1~16단지)은 정부의 제5·6차 경제개발계획과 더불어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주택 500만가구 건설' 목표하에 1985~1989년 들어선 대단지이다. 상계주공 일대가 총 4만여 가구인 점으로 보면 과천주공(1만3500여 가구)과 개포주공(1만5700여 가구) 일대의 2배가 훌쩍 넘는 규모다. 상계주공은 재건축 연한 단축(40년→30년) 등을 담은 이른바 '부동산3법'이 2014년 통과되면서 2018년 이후 재건축 대상에 포함된다. 8단지는 안전 위험이 불거지면서 예외적으로 재건축 조합이 만들어져 지난 5월 말 한화건설을 시공사로 정해 현재는 관리처분인가를 준비 중이다.
C공인 관계자는 "최근 상계뉴타운4구역이 이주에 들어가면서 동네 개발 이슈가 더 불거진 측면도 있다"며 "투자자들이 주공 재건축 아파트와 뉴타운 다세대·연립 매수를 두고 저울질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판자촌·달동네' 오명을 썼던 뉴타운은 6개 구역 중 해제된 3구역을 제외하고 하나둘 사업이 추진 중이다. 일부 조합원 물건은 5000만원가량 웃돈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인근 개발 호재도 한창 무르익고 있다. 2019년 말 서울지하철 4호선 창동 차량기지(17만9578㎡)와 도봉 면허시험장 용지(6만7420㎡)가 이전을 끝내면 서울시는 그 자리에 강남 코엑스처럼 공연·업무·상업·컨벤션센터가 모인 '글로벌 비즈니스존'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KTX 광역환승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투자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