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2001년 국내 최초로 다이렉트(온라인) 자동차보험을 선보인 악사손보가 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4.7%,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0.5% 인상한다고 공시했다.
악사손보 관계자는 "그동안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적자를 봐왔는데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보험료 인상을 결정했다"고 인상 배경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의무가입이 아닌 자차보험(자기차량 손해담보) 보험료는 1% 인하했기 때문에 오히려 충성 고객들은 혜택을 볼 수 있다"며 "추후 마일리지특약 확대 등 우량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의무가입 보험료를 올리고 다른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제조업체에서 서비스 상품을 더 주고 슬쩍 가격을 올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손보사들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걸쳐 자동차보험료를 일제히 올린 바 있다. 이 덕분에 실적 개선에 성공했는데도 또다시 자동차보험료 인상 카드를 들고 나오는 것 자체가 소비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전가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보험료 인상에 나선 악사손보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390억원으로 전년 동기(42억원) 대비 9배 이상 급증했다. 악사가 손해보험협회에 공시한 손해율은 지난해 상반기 84.36%에서 올해 상반기 79.07%까지 낮아졌다. 손익분기점을 넘는 적정 손해율은 파악하기 힘들지만 손해율이 감소하는 등 실적 개선세는 뚜렷한 상태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대형 손보사들도 자동차 손해율 개선으로 지난 3분기 순이익이 대부분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 30일부터 보험사기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조항을 담은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 시행됐고 경미손상 수리기준 개선, 고가수리비 차량 요율 할증, 미수선 수리비 지급 폐지, 렌트비 지급기준 정비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시장은 판단했다. 보험 손해율이 하락하면 그만큼 손보사 실적은 더 좋아진다.
악사손보는 지난해 7월 손보사 가운데 가장 먼저 자동차보험료를 인상(개인용 5.4%, 업무용 4.5%)했다. 이후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등 중소형사들이 인상 대열에 가세했다. 올 초에는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 대형사들도 보험료를 앞다퉈 올리면서 자동차 보험을 취급하는 11개 손보사가 모두 보험료를 올렸다.
이 때문에 악사손보의 자동차보험료 인상 결정으로 또 한 차례 자동차보험료가 동반 인상될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A손보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추가적인 자동차보험료 인상 계획은 없다"면서도 "보험사들이 비용 절
B손보사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의 가격자율화 정책 시행으로 보험사들의 가격 인상을 제어할 방법은 없다"며 "고객들이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꼼꼼히 비교해가며 가입할 것"을 조언했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