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역시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였다. 다음달 10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무려 380조원을 끌어모으며 대흥행에 성공했다.
해외에서만 10조원 이상의 주문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면서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서둘러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수요예측 마지막 날인 27일 높은 가격대에 대거 몰린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 최종 공모가는 희망가(11만3000~13만6000원) 상단인 13만원대 중반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마감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기관투자가 약 850곳이 참여했다. 참여 기관 대다수는 희망가 상단에 해당하는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까지 몰린 기관 자금은 380조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공모액보다 169배, 기관에 배정된 공모액보다 281배 많은 규모다. 상장 주간사는 이날 수요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측과 협의를 거쳐 최종 공모가를 28일께 공시할 예정이다.
상장을 주간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 들어 실시한 IPO 수요예측 가운데 참여 기관 수나 주문량 면에서 가장 흥행에 성공했다"며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희망가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거나 주문량을 늘리는 기관투자가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수요예측이 대흥행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최종 공모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모가가 최상단인 13만6000원에서 결정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시가총액은 8조9984억원에 이른다. 이날 S-Oil(시가총액 기준 29위) 시가총액이 8조995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상장 후 시가총액 30위권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결과는 예견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7일 홍콩과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진행한 해외 딜 로드쇼(주식 등 자금 조달을 위한 설명회)에서 전체 공모액 대비 7배가 넘는 150억달러(약 17조1500억원) 이상을 모집했다.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잇따른 호응에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수요예측에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상장에서 신주 모집 1102만7558주와 구주 매출 551만3744주를 포함해 총 1654만1302주를 공모한다. 전체 공모액은 희망가 상단 기준 2조2496억원이다.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 뒤 다음달 2~3일 일반 공모주 청약을 거쳐 1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