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기업분석 / 징둥닷컴 ◆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징둥닷컴에 대해 "아마존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전자상거래 업계의 다크호스"라고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시큰둥했다. 지난달 26일 징둥닷컴 주가는 하락 압박을 견디지 못한 채 26.43달러까지 추락했다. 28일에도 25.7달러까지 주저앉았다.
이처럼 골드만삭스 평가와는 달리 시장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유로는 징둥닷컴을 둘러싼 실적 회의감이 꼽힌다.
징둥닷컴은 지난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2% 급증한 652억위안(약 10조99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600억위안)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순이익은 1억3210만위안(약 22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 우려를 모를 리 없는 골드만삭스는 이례적으로 징둥닷컴의 목표주가를 무려 39달러까지 높여 잡은 애널리스트의 의견도 제시했다. 지난 52주 동안 징둥닷컴 주가는 19.51달러에서 33.48달러 사이에서 움직였다. 연중 최고점보다 16.48%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올해 징둥닷컴이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적자폭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라며 "물류 시스템 구축과 신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향후 성장 잠재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DBS금융그룹에 따르면 올해 징둥닷컴의 매출은 2566억2500만위안을 기록해 작년 매출(1812억8700만위안)보다 41.5% 급증할 전망이다. 올해 영업이익은 -41억100만위안으로 작년(-94억200만위안)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나아가 DBS는 2018년께 징둥닷컴의 영업이익이 31억3200만위안을 달성해 완전히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글로벌 투자회사들이 징둥닷컴을 주목하는 이유는 징둥닷컴의 '틈새시장' 전략과 관련이 있다. 우선 모바일 쇼핑 비중이 늘어나는 것에 주목해 텐센트와 손잡고 빅데이터 기술을 도입했다. 텐센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QQ와 위챗에서 이용자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징둥닷컴의 구매 데이터를 결합시켜 맞춤형 쇼핑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 덕분에 알리바바 서비스(티몰·타오바오) 대비 징둥닷컴의 액티브 유저(활발한 사용자) 비율은 2014년 4분기 29%에서 올해 2분기 42%로 급증했다. 텐센트는 징둥닷컴의 지분 21.5%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다.
징둥닷컴은 전자상거래의 경쟁력이 '물류'에 있다고 보고, 자체 물류 시스템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영업적자가 나더라도 '내실 다지기'를 선택한 것이었다. 2015년 말 기준 징둥닷컴은 전국 44개 도시에 124개 물류센터와 1900여 개 지역에 위치한 2100개 배송센터를 구축했다.
지난 6월 미국 월마트와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도 물류를 비롯한 온·오프라인(O2O) 부문을 강화하기
DBS는 "징둥닷컴의 올해 총거래규모(GMV)는 8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류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징둥닷컴 주식의 잠재 수익률은 20%에 이른다"고 낙관론을 펼쳤다.
[김대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