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 통신망 표준을 둘러싸고 이동통신 3사가 사활을 건 싸움에 나섰다. 2위 KT와 3위 LG유플러스가 ‘적과의 동침’을 불사하며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1위 사업자 SK텔레콤에 맞서 전면전을 선포했다.
3일 KT와 LG유플러스는 서울 광화문 KT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1분기까지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 상용화에 이어 내년 말까지 전국망 구축을 공동 추진한다고 밝혔다. KT와 LG유플러스가 연합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를 무산시킨 이후 이뤄진 2차 동맹이다.
앞으로 다양한 기기가 모두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IoT 시대가 도래하면 소량 데이터를 주고 받는 저전력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수도·가스 검침, 스마트 주차 시스템 등 여러 분야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다. 현재 이 분야에서 SK텔레콤은 ‘로라(LoRa)’라는 이름의 전용망을, KT와 LG유플러스는 기존 이동통신망을 활용한 ‘NB-IoT’로 맞서고 있다.
NB-IoT는 기존 LTE망의 좁은 대역을 이용한다.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때문에 초기 망구축 비용 부담이 적고 로라보다 전송속도도 더 빠르다. 다만 글로벌 규격화가 지난 6월에야 이뤄지면서 상용화가 늦다. SK텔레콤 로라는 전파 도달거리가 길고 모듈가격이 싼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전파사용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는 ‘비면허대역’을 사용하기 때문에 주파수 간섭이 있을 수 있고 중계기를 새로 설치하는 비용부담이 있다. 김준근 KT 기가IoT사업단장은 “SK텔레콤 로라를 NB-IoT 커버리지 만큼 갖추려면 지금보다 4배 이상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로라 전국망을 구축하면서 1만여개 기지국을 설치했다”며 “내년 초까지 건물이나 아파트 지하, 지하철, 터널 등에도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맞섰다.
‘NB-IoT 대 로라’라는 기술표준 ‘혈전’도 불가피하게 됐다. 여기서는 로라 진영이 한발 앞서 있다. 유럽 등에서 이미 상용화중인데다 네덜란드, 프랑스 등 17개국에서 로라 전국망이 구축됐거나 구축되고 있다. 전세계 400여사가 가입한 로라국제연합회도 지난해 출범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로라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탄탄한 만큼 IoT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LG유플러스 동맹은 “한국과 함께 중국, 일본 등이 주도하면서 NB-IoT가 글로벌 기술표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보다폰, 미국 AT&T, 중국 차이나모바일 등 대형 통신사들도 여기에 합류하고 있다고 했다. 김준근 KT 단장은
[김규식 기자 /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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