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주가가 정부의 누진세 개편안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상승동력을 얻었다. 제도 개편에 수익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판단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한국전력은 16일 외국인 매수가 유입되면서 장중 4만8400원까지 상승했다. 오후 들어 차익 실현 매물에 약보합을 나타내고 있지만 전일 4.56% 오른 데 이어 최근 하락세가 진정되는 모습이다. 시가총액도 30조5500억원대를 회복하면서 그동안 각축을 벌였던 코스피 시총 2위 자리를 굳혔다.
한국전력은 지난 여름 ‘전기료 폭탄’ 논란에 누진세 개편이 현실화되자 주가가 추락했다. 누진세가 개편되면 판매 수익이 줄어들 것이란 판단이 반영됐다. 지난 8월초 6만3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지난 11일에 장중 4만5000원을 찍었다.
↑ 한국전력 주가 [출처 = 대신증권 HTS] |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을 누진세 개편안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요금제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상황이라, ‘안도 랠리’가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공식적인 보도자료는 나오지 않았지만, 원칙적으로는 요금 인상·인하 모두 가능한 상황”이라며 “요금 인하 결정을 변곡점으로 판단한 매수 세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의 지난해 전체 판매 수익은 54조원이며, 이중 누진세 개편 대상이 된 금액은 순수 주택용인 8조1000억원에 불과하다.
또한 누진세의 영향을 받는 기간은 겨울과 여름을 합쳐 반년 정도다. 판매단가가 10원/kWh 하락하면 판매수익은 3000억원, 20원/kWh을 내리면 7000억원 정도 감소할 전망이다. 신 연구원은 전체 요금 인하는 1% 수준, 금액으로는 5000억원 미만일 것으로 추산했다.
양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구간별 요금이 결정되지 않아 정확한 인하율을 추정하기 어렵다”면서도 “1단계 요금을 현재 1, 2단계의 평균인 93.3원/kWh으로 고정하는
양 연구원은 “주당순이익(EPS)은 12% 정도 하락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요금제 우려는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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