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내 자산 기준 상위 17개 증권사의 3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3분기 이들 증권사의 이자 수익 합계(연결기준)는 1조71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반면 3분기 수수료 수익은 오히려 전년보다 0.1% 줄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이자 수익은 4조9880억원에 달해 사상 첫 연간 5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반대로 증권사 본연의 업무였던 위탁매매 수수료에 따른 수익은 매년 쪼그라들고 있다. 3분기까지 4조30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이에 따라 이자 수익과 수수료 수익의 차이는 매년 늘어나 올해는 6617억원까지 벌어졌다.
특히 올해 들어 거래 대금 감소에 따라 수수료 수입이 급감하면서 미래에셋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증권 키움증권 KTB투자증권 교보증권 등 6곳은 이자 수익 늘리기에 힘을 쏟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거래 침체에 따른 수수료 감소분을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 수익으로 만회하고 있다"며 "향후 수수료 제로 시대가 오면 그 의존도는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리는 돈으로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팔아 얻은 시세차익으로 빌린 돈을 갚게 된다.
주택대출에 비해 대출이자 저항감이 적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의 손쉬운 수입원으로 자리 잡았다. 저축은행 인수도 이 같은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이다.
유안타증권은 작년 8월 한신저축은행을, 키움증권은 지난 7월 TS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후 시중금리보다 비싼 대출이자를 적용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키움증권(11.75%) 등 일부는 10%가 넘는 고금리로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증권사들은 신용거래 이자율을 무작정 낮추기 어렵다고 항변한
A증권사 관계자는 "이자율을 낮추면 신용거래를 부추긴다는 비난 때문에 시장 금리에 맞게 내리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달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 잔액은 6조7600억원 수준이다.
[문일호 기자 /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