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시대 열흘…펀드수익률로 살펴본 투자 기상도
18일 매일경제신문이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트럼프 당선 결과가 시장에 반영된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7거래일간 유형별 펀드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채권은 국내(-0.5%), 선진국(-1.5%), 신흥국(-3.6%) 모두 마이너스 성과를 나타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채권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채권값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8일 1.85%에서 17일 2.30%로 0.45%포인트(45bp) 상승했다. 국내 국고채 3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1.42%에서 1.71%로 0.29%포인트(29bp) 올랐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리가 동반 상승하는 것은 트럼프 당선의 영향이 절대적"이라며 "공약대로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를 동시에 추진한다면 국채 발행이 늘어나고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식은 선진국인 미국(3.8%) 일본(3.8%) 유럽(0.2%)은 오른 반면 신흥국인 브라질(-11.0%) 인도(-4.7%)는 급락했다. MSCI 기준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한국(-1.2%) 주식도 하락했다. 트럼프발 인플레이션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우려에 선진국 주식의 상대적 강세가 예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주식은 외국인 투자비중이 높은 홍콩H주(-2.7%)와 중국본토(1.4%) 간 수익률이 엇갈렸다. 중국본토의 경우 외국인 투자비중이 워낙 낮아 글로벌 변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은 데다 이달 말 선강퉁(선전거래소와 홍콩거래소 교차거래 허용) 개시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업종(섹터)별로는 헬스케어(3.6%)와 금융(4.3%) 펀드 수익률이 활짝 갠 반면, IT(-1.7%) 펀드는 먹구름에 휩싸였다. 제약·바이오 등 헬스케어주는 제약사들의 폭리행위 근절 공약을 내걸었던 힐러리 클린턴의 낙선에 따라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에 급반등했다. 금융주도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예대마진 확대 등 수혜가 기대된다. 반면 대표적인 수출입 업종으로 꼽히는 IT는 무역장벽 강화의 직격탄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큰 상황이다. 상품 펀드는 천연자원(1.1%)은 웃었고 금(-6.4%)은 울었다. 천연자원 펀드는 구리·니켈 등 산업용 금속 비중이 높다. 트럼프가 인프라스트럭처(사회기반시설) 투자 확대 공약을 내건 만큼 산업용 원자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HSBC가 힐러리와 트럼프 누가 당선돼도 연말까지 8% 이상 오를 것이라고 장담했던 금값은 트럼프 당선 이후 약세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줄리언 제솝은 "트럼프의 대규모 재정정책으로 물가와 임금이 오르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 금에 대한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채권에서 주식·원자재 자산 비중 확대를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