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제약·바이오주 급락, 갤럭시노트7 후폭풍에 따른 IT업체의 실적 부진, 중국의 한류 금지 여파로 인한 엔터테인먼트주의 몰락에다 최근 국민연금 '매수 실종 사태' 등 4대 악재가 겹치고 있어서다. 연말 코스닥지수는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3년 연속(2013~2015년) 하락했다.
25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5.17포인트(0.87%) 오른 597.82로 장을 마쳤다.
미국은 나스닥지수 S&P500 등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연말 랠리를 즐기고 있는 반면 코스닥은 1년10개월 전인 2015년 2월 2일 기록한 590.27 이후 최저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박근혜정부 이후 코스닥은 매년 연말 성적표도 좋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직전 1개월 전부터 연말까지 지수 수익률을 보면 2013년 -1.53%, 2014년 -0.62%, 작년 -0.93%로 3년 연속 마이너스다.
이달 코스닥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확정으로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지난 9일 600선이 무너졌다가 곧바로 다음날(10일) 회복했지만 23일 검찰의 국민연금 압수수색으로 급락하며 박스권(600~700) 하단 밑으로 내려왔다.
2013~2014년 내내 지수 500대에 머물러 있던 코스닥은 작년 1분기 추세 상승기를 거치며 5월 700선을 뚫어 기대감을 나타냈다. 제약·바이오·IT·문화오락(엔터) 관련 주가 상승을 이끌었지만 올해 들어선 이들 종목이 오히려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코스닥과 비슷한 흐름을 보인 미국 중소형 지수 러셀2000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며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IT나 헬스케어 비중이 높아 향후 상승하기가 어렵고 오히려 하단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달 코스닥시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에다 연말 대주주 요건 강화 등으로 매수 심리가 약화돼 거래가 줄고 있다. 지난 24일까지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4000억원 수준으로 작년(3조5000억원)보다 감소했다. 지난 16일 이후로는 일평균 3조원도 넘지 못하고 있다.
연말까지 1조원을 투입하겠다던 국민연금도 감감무소식이다. 지난 10일 이후 중소형주 위주 투자 목적으로 10개 운용사를 선정했지만 실제 투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최근 4일 연속(21~24일) 순매도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연말 내부 감사 중에 압수수색까지 겹치면서 코스닥 종목에 대한 자금 투입이 올스톱됐다"고 전했다.
'최순실 게이트'에 줄기세포 관련 사업이 연관됐다는 의혹도 제약·바이오주의 악재다. 보톡스 제조사 휴젤 주가는 9월 23일 48만3300원에서 11월 24일 27만5100원으로 2개월 새 43%나 하락했다. 휴젤의 올 3분기 매출은 328억원으로 작년보다 80% 성장했고, 영업이익도 300% 넘게 늘었지만 외부 변수에 무너졌다. 휴젤 등 코스닥 66개 제약업종지수는 2개월 전 7100에서 이달 5800선으로 떨어졌다.
실적 부진과 악재가 겹친 곳은 코스닥 IT업종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사태로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 의존도가 높은 IT부품 업체의 전망이 불투명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가총액 36%를 차지하는 IT 상장사들의 올 3분기 전체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2%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작년 코스닥 부흥을 이끈 엔터주 몰락까지 겹쳤다. 중국 정부는 최근 자국 내 프로그램에 한국 연예인 출연 금지, 중국인 관광객(유커) 감축 지시 등 한류 금지 조치를 연달아 쏟아냈고,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에스엠 주가는 최근 52주 신저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주요 기업 3분기 실적이 나왔을 때 코스닥의 600선 붕괴를
[문일호 기자 /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