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리조트그룹인 대명그룹이 제주 샤인빌 럭셔리 리조트(이하 샤인빌) 인수에 본격 나섰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보유 중인 샤인빌 담보 대출채권 300여억원을 대명그룹에 매각했다. 우리은행이 샤인빌 소유주인 (주)수농에 400여억원을 대출했지만 (주)수농의 경영난이 이어지자 대출채권을 대명그룹에 넘긴 것으로 풀이된다.
수농은 지난 2010년 리조트와 골프장 등의 용지에 대해 무궁화신탁과 부동산담보신탁 계약을 체결했다. 부동산담보신탁은 부동산의 관리와 처분을 신탁사에 맡긴 뒤 수익증권을 발급해 이를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빌리는 제도다. 당시 대출기관인 우리은행은 1순위 우선수익자로 650억원의 수익권증서를 받았다. 채무불이행 시 공매를 거쳐 확보한 자금 중 650억원을 우리은행에 우선적으로 돌려주는 조건이다.
대명그룹은 대출채권을 매입하면서 우리은행이 가진 우선수익자 지위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이에 업계는 위탁 운영업체인 대명그룹이 책임 경영 차원에서 이러한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샤인빌을 인수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주)수농이 차입금을 갚기 어려워 샤인빌이 공매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서다. (주)수농의 매출액은 2010년 130억원에서 2013년 106억원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순손실은 20억원에서 35억원으로 늘었다.
공매 가능성이 큰 점을 감안하면 우선수익자인 대명그룹은 상당히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공매는 우선수익자의 요청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다시 말해 매각 시기를 대명그룹이 조절한 수 있다. 또 우선수익자가 공매에 참여해 낙찰 받으면 기존에 보유한 채권을 상계처리하게 된다. 대출채권 매입이 사실상 선(先) 투자인 셈이다. 게다가 유찰될 경우에는 저가 매입 기회가 생길 수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대명그룹이 우선수익자 지위를 확보함으로써 원하는 방향으로 다양한 전략을 펼칠 수 있게 됐다”면서 “대명그룹이 단순 차익을 노리는 전문 투자회사가 아닌 데다 샤인빌의 위탁 운영까지 맡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인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
샤인빌은 (주)수농이 총 사업비 1730억원을 들여 지난 2002년 제주도 내 최대 규모로 개관한 복합 리조트다. 전체 연면적 1만4397㎡에 총 414개 객실 규모로 골프장인 샤인빌파크C.C를 비롯해 수영장, 컨벤션센터, 레스토랑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강두순 기자 / 송광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