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산공원, 한국형 센트럴파크로 만든다
국토부가 계획하고 있는 용산공원 면적은 243만㎡ 규모로 뉴욕 센트럴파크(341만㎡)의 71%에 달한다. 회저 대표는 "공원 내 훼손된 자연경관을 복원하고 한민족의 정체성이 담긴 공간으로 조성해 뉴욕 센트럴파크를 능가하는 랜드마크 공원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공원을 찾은 사람들은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밝은 미래를 꿈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원 조성 계획의 가장 큰 축은 용산에서 한강으로 연결되는 능선의 복원이다. 주한미군은 군사적 목적에 따라 녹지를 계단식으로 깎아서 사용했다. 이 때문에 용산과 남산의 연결성이 훼손됐다는 것이 설계자들의 지적이다. 승 대표는 "훼손된 지형을 자연 본연의 지형으로 복원하면 한강에서 용산, 남산을 잇는 초대형 녹지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원 내부는 우리 민족이 가진 역사의 아픔을 되돌아볼 수 있게끔 꾸며진다. 용산공원은 일본 군영, 미군 기지로 쓰인 탓에 100년 넘게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다. 덕분에 아파트 단지가 빼곡히 들어선 서울시내 다른 곳과 달리 자연경관이 잘 보존돼 있다. 국토부는 공원 내에 위치한 1200여 개 건물 중 80여 개만 보전해 편의시설, 문화시설 등으로 재활용한다.
나머지는 철거해 호수, 산책로, 잔디밭, 생태공원 등으로 꾸밀 계획이다. 특히 병기창, 위수병원, 총독관저 등 일본 부대시설로 추정되는 터들은 다양한 마당으로 재구성해 시민들이 역사를 되새기면서 활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원 내 어떤 시설물을 설치할지에 대해 민간이 주도하는 공론의 장을 만들고 꾸준히 의견을 청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1차적으로 유엔사 용지에 대해서는 최고 높이 90m로 주상복합을 건립하는 개발계획이 지난해 확정됐으며, 캠프킴과 수송부 개발도 2020년까지 완료될 계획이다. 이 중 캠프킴은 고도제한을 철폐해 용적률 800% 이상의 초고층 건물 건립이 가능하다.
상업시설 인프라스트럭처도 나날이 발전되고 있다. 용산역에 위치한 HDC현대 아이파크몰이 내년 말 목표로 증축을 추진 중인 데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도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앰배서더호텔과 의료관광호텔도 들어설 예정이다. 교통 호재도 많다. 서울역까지 운행 중인 공항철도의 용산역 연장 개통이 2018년으로 예정돼 있으며, 강남에서 용산으로 연결되는 신분당선 역시 2020년 개통될 예정이다.
서울시도 이번 조성계획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학진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정부시설 설치를 철회하고 민간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는 정부 방침은 옳은 방향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대로 존치될 예정인 한미연합사령부와 국방부 건물에 대해서는 앞으로 논란이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쟁기념관 옆에 있는 한미연합사령부는 공원의 중심부를 가로지르고 있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2014년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시기를 2020년대 중반으로 연기하기로 합의했고 한미연합사도 지금 자리에 남게 됐다.
국방부 청사 역시 공원 한 귀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8월 "국방부 청사와 미군 잔류시설 때문에 용산공원이 반쪽짜리 사업이 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승효상 대표도 "국방부 터까지 공원이 돼야 완전한 국가공원이 된다"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