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첫 정비사업 연계 뉴스테이(기업형임대주택)로 주목받았던 강북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뉴스테이가 결국 무산됐다. 신축 주택 매각가격 적정성을 두고 빚어졌던 조합원간 갈등을 결국 해결되지 못한 탓이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7일 열릴 예정이던 강북2구역 조합원 임시총회가 일부 조합원들의 총회장 입장 거부로 인해 무산됐다. 조합장 측과 반대 측이 용역업체 직원들까지 동원해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초 16일이 우선협상대상자 사업 시한이었으나 총회가 27일 예정됐다고 해서 총회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안되면 지정을 해제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해둔 상태였다”며 “총회를 열지도 못했으니 강북2구역 뉴스테이 사업은 취소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2월 국토부로부터 ‘2016년 상반기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지’ 15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된 강북2구역은 사업자 선정 단계부터 진통을 겪었다. 글로스타자산관리회사(AMC) 컨소시엄이 사업에 관심을 보였으나 일부 조합원은 글로스타 측에서 제안한 주택 매입가격이 너무 낮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글로스타는 3.3㎡당 최고 1285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반대 측은 “주변 아파트 분양가인 1500만원에 턱 없이 못미치는 금액”이라며 반발했다.
뉴스테이는 노후된 주택이나 상가를 헐어 신규 주택을 짓고 이를 사업자가 매입한 후 일부는 기존 조합원들에게 분양하고 나머지로 임대사업을 하는 구조다. 한번에 분양수익이 들어오는 일반분양과 달리 장기간에 걸쳐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업자를 유치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국토부는 사업자가 주택을 할인해서 취득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준다. 대신 기존 집주인의 손실을 보전하고자 용적률 인센티브를 도입해 같은 땅에 더 많은 주택을 지을수 있게끔 한다. 글로스타가 산정한 매입가도 15% 할인률을 적용한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단위면적당 매각가격이 떨어진 대신 매각할 수 있는 면적을 넓혀주기 때문에 조합원 입장에서 손익에 변동이 없다”며 “용적률 인센티브가 보장된 상황에서 하는 사업인데 이런 내용이 일부 조합원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대측 조합원 대표 김모 씨는 “아직 사업계획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용적률을 조정해 줄 것이란 말만 믿고 헐값매각 계약을 맺을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결국 강북2구역 조합원간 갈등을 해결하려면 용적률 인센티브 규모가 조기에 확정됐어야 하는데 현행 제도상 해법이 없다. 용적률 인센티브는 우선협상대상자와 지방자치단체 협의를 통해 결정된다. 서울시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돼야 협의를 시작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강북2구역은 용적률 인센티브 협상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이 같은 문제점 때문에 서울시내에서 정비사업 연계형 뉴스테이를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공공기관 이전지나 신도시처럼 정부가 주택 공급가를 조절할 수 있어야 뉴스테이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데 서울시내에 이런 부지가 거의 없다”며 “특히 정비구역은 집값이 워낙 높고 이해관계가 복잡해 가격 협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
[정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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