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국영 우주항공기업의 자회사인 ‘상하이 에어로스페이스 인더스트리(SAIC)’가 금호타이어 인수전 예비입찰에서 최고가를 제시하면서 단숨에 유력 인수 후보로 급부상했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AIC는 이달초 진행된 금호타이어 지분 42%와 경영권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서 가장 높은 인수가를 써내며 적격예비후보(숏리스트)에 포함된 다른 후보들을 압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록 예비입찰에서 제시한 금액은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내년초 예정된 본입찰을 앞두고 인수 의지 정도를 살피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예비입찰에 참여한 10개 후보중 SAIC를 포함해 인도 아폴로타이어, 중국 지프로, 링롱타이어 등을 숏리스트로 선정한바 있다.
특히 SAIC의 지분 100%를 들고 있는 모회사가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처럼 중국의 국가우주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항천과학기술그룹(CASC)인 것으로 드러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CASC는 우주항공기술연구소 5개와 130여개 이상의 기관에 직원수만 17만명에 달하는 초대형 국유기업이다. 중국의 운반로켓, 우주비행선, 우주정거장, 달 탐사기, 위성, 미사일 개발 등 다양한 국책 연구 사업을 수행중이다. 지난해 매출 300억달러(약35조원), 자산규모 550억달러(약64조원)를 기록하며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서 344위에 오르기도 했다.
SAIC는 CASC 그룹의 전략적 투자를 전담하고 있다. SAIC의 운용자산(AUM)규모는 3조5000억원에 달하며 상하이 에어로스페이스 오토모빌 일렉트로메카니컬(SAAE), 상하이 에어로스페이스 에너지(SAE) 등 다양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특히 SAIC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지분 28.3%를 보유한 SAAE와의 시너지를 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SAAE는 CASC그룹내에서 자동차 부품 제조 및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1998년 상하이증권거래소 상장해 이달초 기준 시가총액이 24억달러(2조8000억원)에 달한다. SAAE는 지난 1992년 미국 차 부품사인 델파이와 5대5 합작회사인 SDAAC를 설립했다가 올들어 델파이측 지분을 전량 인수해 단독경영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SAIC에 정통한 IB 관계자는 “SAIC는 금호타이어가 보유한 기술력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서 통하는 영업력과 브랜드 인지도에 매력을 느껴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뿐 아니라 글로벌 차부품사로 도약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후보들의 인수 의지도 만만치 않다. 이중 링롱타이어는 글로벌 20위권(중국내 5위권) 타이어 회사로 전세계 180여개 국가에 수출중이다.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링롱타이어의 시가총액은 6조원 수준으로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글로벌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링롱타이어는 최근 상하이거래소에 금호타이어 인수 안을 폐기한다고 공시하면서 인수 포기설이 제기 됐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인도 1위 타이어업체인 아폴로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2조1700억원, 순이익 약100억원의 글로벌 10위권 중반의 타이어 회사다. 시장 다각화 차원에서 금호타이어 인수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력면에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칭다오와 시안에서 총 2개의 타이어 공장을 보유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최대 1조70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조성에 나선 상태다. 현재까지 2400억원 안팎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프로(GPRO)는 중국 난징에 본사를 둔 화학회사다. 합성고무, 프로필렌, 폴리프로필렌 등을 주로 생산하고 있어 금호타이어 인수시 전·후방 산업을 연계하는 시너지 효과를 노려볼 만하다는 평가다.
매각측은 내년 초 본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며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이 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할지 여부에 따라 금
[강두순 기자 /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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