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SK텔레콤 ◆
올해 SK텔레콤 성적표는 '낙제점' 수준이었다. 지난 3분기에는 매출액 4조2438억원, 영업이익 424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4%, 13.5% 감소한 수치다.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으로 자회사이자 단말기 유통회사인 PS&M의 이익이 줄었고 SK플래닛, SK하이닉스 등 자회사의 실적 악화까지 겹쳐 맥을 못 춘 결과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올해 매출 예상치는 17조967억원으로 전년(17조1367억원) 대비 감소할 전망이다. 영업이익도 전년(1조7080억원) 대비 5.5% 감소한 1조6148억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 들어 KT와 LG유플러스가 성장세를 이어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SK텔레콤의 실적 개선 폭이 가장 클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2014년 10월 도입된 선택약정할인제도 영향으로 줄어든 통신 부문 매출이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주요 근거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선택약정할인제도 시행 탓에 SK텔레콤 통신 부문 매출이 3% 정도 줄었다"면서 "가입자 수가 더 이상 늘어나기 힘든 점 등을 감안하면 내년 매출은 큰 폭으로 회복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선택약정할인제도는 이동통신사가 주는 공시지원금을 받지 않는 대신 1년이나 2년 약정을 하면 이동통신요금을 매달 20%씩 할인해주는 제도다. 현재 가입자 수는 1000만명에 달하고 그중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우 가입률이 80%에 육박한다. 선택약정은 공시지원금보다 혜택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이동통신사의 매출이 줄어드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내년에는 자회사 실적 개선도 SK텔레콤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SK플래닛은 매년 한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어 올해 3500억원이었던 적자가 내년에는 2700억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매출 감소의 주된 원인인 11번가 쿠폰 발행 영업비가 내년부터 줄어들 것이란 게 업계 전문가들 얘기다.
이와 함께 내년 중 외부 자본 유치가 성사될 것이란 기대도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앞서 SK플래닛은 11번가 등을 신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외부 자본 유치를 추진했다. 현재 기업가치 4조원 안팎에서 중국 등 외국계 투자자들과 투자 의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플래닛이 이번 자본 유치에 성공하면 SK텔레콤의 주가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SK플래닛의 기업가치를 놓고 그동안 시장에서는 이견이 많았다"면서 "이번 외자 유치가 성공하면 SK플래닛의 기업가치를 4조원 선에서 입증하게 되는 것이어서 SK텔레콤의 기업가치도 덩달아 재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D램 가격이 오르고 있어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도 낙관적인 분위기다. SK하이닉스의 이익이 늘면 배당금을 상향 조정할 수 있어 SK텔레콤으로 유입되는 배당금이 많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호재에 SK텔
연말 배당시즌을 앞두고 SK텔레콤이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힌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주가 수준에서 예상되는 배당수익률은 4.4%대에 달해 경쟁사인 KT(2.6%), LG유플러스(2.2%)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