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종이가 사라지고 있다.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각종 서류와 고지서는 물론 통장과 고객용 달력까지 종이를 쓸 유인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SC제일은행은 '모빌리티플랫폼'을 출시한 뒤 138만장의 종이를 절약했다고 4일 밝혔다. 모빌리티플랫폼은 '찾아가는 은행 서비스'를 표방한 SC제일은행이 2014년 7월 국내 은행 최초로 태블릿PC를 통해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한 무선 인터넷뱅킹 시스템이다. 예금상품·신용·체크카드 가입, 대출 신청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은행 업무를 종이서류 없이 처리할 수 있다. SC제일은행은 "모빌리티플랫폼 도입 후 지난달 말까지 2년여 동안 138만장의 종이 사용을 줄이는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한국씨티은행은 "대다수 고객이 스마트폰 앱으로 일정을 관리하는 데 익숙해진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춰 달력을 제작하지 않기로 했다"며 "제작비용 일부는 기부하고 나머지는 디지털사업 강화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금융회사
가 종이통장을 발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통장 기반 금융거래 관행의 혁신'을 추진 중이다. 2020년 8월 이후에는 종이통장 발행을 요청할 경우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통장 발행 원가 일부를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도 종이통장 없애기에 동참하고 있다.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