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기업분석 / 델타항공 ◆
지난달 미국 내수시장 부흥을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미국 항공사의 실적 호전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워런 버핏의 항공주 매수로 델타항공에 대한 매수 추천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버핏이 델타항공에 투자했다는 소식이 뉴욕증권거래소에 전해지자 델타항공 주가는 이후 열흘간 3.7%(47.47달러에서 49.24달러) 올랐다. 델타항공 주가는 지난해 말에 이어 역사상 최고가인 50달러 돌파를 향해 또다시 힘을 내는 모습이다. 1924년 설립된 항공 여객·화물 운송 기업인 델타항공은 59개 국가, 327개 노선에 비행기 700여 대를 운항 중이고 연간 이용 승객이 1억7000만명을 넘는다.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보유 지분 공시에 따르면 버크셔는 지난 9월 말 현재 2억5000만달러 규모의 델타항공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버크셔는 아메리칸항공(7억9700만달러), 유나이티드 콘티넨털(2억3800만달러) 등 '빅4' 항공사의 주식을 모두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핏은 지난 1989년 US에어웨이의 주식을 3억5800만달러 규모나 매입했지만 이후 1995년 보유 지분의 가치가 8950만달러로 축소되면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당시 버핏은 "항공사 주식을 매입한 것은 내 실수며 투자 결정을 후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항공사에 큰 변화가 찾아오면서 버핏이 항공주를 다시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사반티 시스 레이먼드제임스의 애널리스트는 "버핏의 투자는 항공업계의 구조적 변화에 대한 신뢰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델타항공은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지난 2008년 미국 5위 노스웨스트항공과 합병해 세계 최대 항공사로 도약했다. 이후 미국 항공업계는 델타항공·아메리칸·유나이티드·사우스웨스트 등 4개 항공사 체제로 재편되면서 최근 저가 운임 경쟁이 약화되고 있다. 2007년 40%대 초반이었던 '빅4'의 여객·화물 점유율은 올 들어 65% 수준까지 상승했다.
지난달 이후 애널리스트의 70%가 4대 항공주에 대한 투자 의견으로 '매수' 의견을 내놨다. 특히 델타항공에 대한 '매수' 의견 비중은 전체의 82%로 '최선호주'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델타항공이 항공사로는 독특하게 자체 정유시설을 갖고 있는 점도 향후 유가 인상에 따른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유가가 한창이던 지난 2012년 델타항공은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코노코필립스 정유공장을 1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연간 3억달러에 달하는 연료비 절감 효과가 기대되는 결정이 향후 유가 상승기에도 든든한 '보험'이 될 전망이다. 현재 델타항공은 항공유의 80%를 이 공장에서 공급받는다.
델타항공의 실적은 매년 개선되고 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