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 이후 글로벌 투자자금이 신흥국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지만 오히려 신흥국 투자가 유효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이후 격변기에 들어간 유럽권의 상황을 고려하면 현재 증시가 저평가돼 있는 신흥국이야말로 중장기적 유망 투자처라는 분석이다. 키스 웨이드 슈로더그룹 런던 수석이코노미스트(사진)는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7년 글로벌 경제 및 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정치적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는 선진국과 달리 신흥국의 시장 환경은 안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달러 강세에 신흥국 통화 가치가 크게 떨어진 상태인 만큼 저가 매수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날 행사를 개최한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은 슈로더그룹이 100% 출자한 영국계 자산운용사로, 운용총자산(AUM) 규모는 2조5541억원(12월 1일 기준)이다. 슈로더그룹 전체 AUM은 약 500조원에 달한다.
웨이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탈리아의 국민투표 부결로 마테오 렌치 총리가 사퇴를 선언한 데 이어 내년엔 프랑스와 독일 등 유로존 국가에서 선거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정치·경제적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유로존의 경제 회복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추가 리스크를 막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QE) 정책을 연장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신흥국의 경우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급격히 개선되는 등 신흥시장 증시의 좋은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그는 "중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인도 등 신흥국은 인플레이션율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경제성장률을 추구할 것"이라며 "특히 브라질과 러시아의 경우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보여왔지만 내년엔 2년 만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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