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뚜렷해진 미국 달러화 강세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강(强)달러를 좇아 글로벌 자본의 신흥국 이탈이 가속화하는 만큼 국내 은행 역시 이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5일 전국은행연합회,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금융센터가 공동으로 개최한 '미 신정부 출범 이후 은행산업 전망과 리스크 요인 점검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김동완 국제금융센터 금융시장실장은 강달러 현상 지속을 내다봤다.
김 실장은 "미국 대선 전만 해도 시장을 지배했던 트럼프 리스크 우려가 대선 후 재정 지출·인프라스트럭처 투자 확대, 규제 완화 등을 포함한 트럼프노믹스 기대로 바뀌면서 달러 강세 기조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향후 미국 금리 인상이 완만하게 진행되더라도 미국 내외 금리차가 벌어지고 있는 만큼 강달러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달 중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되고 내년에는 두 차례 이상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달러 강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세미나 현장에서 이처럼 달라지는 국제 금융환경 변화에 맞춰 국내 은행들은 자기자본 관리와 수익 다변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서정호 금융연구원 박사는 "미국 금리 상승으로 국내 금리도 급격히 상승할 경우 저소득층과 다중채무자, 한계기업 상환능력이 우선적으로 악화되는 만큼 국내 은행들은 선제적인 자기자본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내 은행들
국제통화기금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의 기본자본비율은 11.4%로 독일(15.7%), 일본(13.3%) 등 다른 선진국보다 낮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