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재건축 연한이 안된 서울시내 아파트라도 50가구 이상 늘리는 수직 증축형 리모델링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개포동 대치2차, 잠원한신, 여의도 목화 등 지어진지 20년 안팎의 중층 아파트들의 리모델링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도시재생’ 시대를 맞아 철거 후 처음부터 다시 짓는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을 독려하겠다는 서울시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서울시는 8일 리모델링시 현재보다 50가구 이상 늘리는 증축을 불허한 규정을 없앤 ‘2025 서울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이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통과됐다고 밝혔다.
리모델링은 재건축에 비해 절차도 간단하고, 자원 낭비도 덜해 노후 아파트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지나친 규제 때문에 수익성이 없어 그동안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서울시가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3개층까지 허용하기로 한 데 이어 50가구 한도규정까지 폐지함에 따라 숨통이 트이게 될 전망이다.
이번 조치로 가장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재건축연한인 20년이 안된 중층 아파트들이다. 50가구의 증축 제한 규정이 없어졌기 때문에 최고 3개층 이내에서는 가구수 제한없이 리모델링을 하고, 새로 생기는 가구는 일반분양을 통해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규제완화가 적용될 수 있는 서울시내 아파트는 전체 4136개 단지중 절반인 2038개 단지에 이른다.
대표 수혜단지로는 조합설립인가를 마친 강남구 개포동의 대치2차와 건축심의 중인 인접단지인 대청아파트 등이 있다. 개포동 대치2단지의 경우 현재 1753가구인 가구수를 2010가구까지 늘려 일반분양하는 257가구를 통해 공사비 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었는데, 그동안 50가구 이상 증축불가 규제에 막혀 표류해 왔다. 이 밖에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잠원한신과 한신로얄, 반포동의 미도1차, 여의도에 위치한 목화아파트, 용산구 이촌동의 현대맨숀 등도 리모델링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노원구 상계동과 양천구 목동에 즐비한 중층아파트들도 리모델링 대열에 합류할 지 주목된다.
시는 또 유럽, 미국처럼 100년 이상 된 오래된 건물을 많이 보존하는 차원에서 리모델링의 횟수제한도 두지 않
서울시는 또 리모델링 후 주차장이나 커뮤니티 시설을 공유할 경우 주거동 공사비를 저리에 융자해주고, 주차장 공사 비용의 최대 70%까지도 지원하는 계획도 내놨다.
[박인혜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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