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금융그룹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3500억원 규모의 오피스 빌딩을 인수할 계획이다.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신성장동력인 해외 대체투자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미래에셋그룹이 올 들어 사들인 미국 부동산 규모만 3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211 메인스트리트’ 빌딩을 인수하기 위해 최근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전체 인수금액은 3억달러(한화 3500억원 상당)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생명 등 그룹 계열사들과 부동산 사모투자펀드(PEF)를 조성해 매입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IB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차 입찰을 통과한 뒤 지금은 2차 입찰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며 “우량 임차인을 확보한 미국 거점 도시의 대형 오피스 빌딩인만큼 그룹 차원에서 이번 인수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1973년에 준공된 211 메인스트리트는 샌프란시스코 도심 한복판에 있는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이다. 연면적 38761.1㎡에 지상 17층 규모로 미국 최대 인터넷 전문 금융회사인 찰스 슈왑이 본사 사옥으로 장기 임차해 사용중이다. 찰스 슈왑은 1971년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설립됐으며 고객자산 규모가 2조 7000억달러(약 3조1860조원)에 달한다.
샌프란시스코 부동산 시장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번 인수를 추진하게 된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2003년 20%에 달한 샌프란시스코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의 평균 공실률은 서서히 하락해 최근 6%대까지 내려왔다. 누적 임대료 상승률은 지난 2010년 이후 130% 가까이 올랐으며 고용성장률도 20%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뉴욕과 샌프란시스코가 가장 유망한 지역으로 언급된다”면서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몰려있는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확실한 성장 동력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시카고나 휴스턴 등 다른 도시와 달리 안정적으로 부동산 가치가 유지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올들어 미국 부동산에 투자한 규모는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연초 시카고 뉴저지 필라델피아 등 주요 도시 6곳에 위치한 페덱스 물류센터를 약 5100억원에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6월 하와이 하얏트리젠시 와이키키 호텔(약 9000억원)과 시애틀 아마존 본사 사옥(약 2900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체투자 운용자산은 지난 2007년 2조5000억원에서 매년 평균 30% 이상 늘어 현재 1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같은 기간 전체 운용자산 내 대체투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4%에서 10%대로 크게 늘었다.
[강두순 기자 /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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