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태양광소재(폴리실리콘) 기업인 중국 GCL이 롯데 관계사인 회생기업 에스엠피 인수에 시동을 걸었다. 이는 GCL이 에스엠피를 인수해 폴리실리콘 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겠다는 복안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GCL은 이달 초부터 방한해 에스엠피 자산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GCL측은 관할 법원인 울산지방법원과 매각 주간사 딜로이트안진으로부터 협조를 받아 공장 내 폴리실리콘 생산설비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CL이 실사 후 인수 의사를 밝히면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에스엠피 매각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GCL뿐만 아니라 미국계 태양광기업인 REC와 영국계 사모펀드 한 곳도 에스엠피에 눈독을 들이며 울산지법에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IB업계에서는 GCL을 유력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다른 투자자들과 달리 에스엠피 인수 절차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에스엠피는 매출액의 대부분을 미국 태양광업체 선에디슨과의 거래에서 올리고 있는 데다 선에디슨의 상표(라이선스)를 빌려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있다. 새 투자자가 에스엠피를 인수하더라도 생산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선에디슨과의 재협상이 필수적이다. 반면 지난 8월 선에디슨 태양광 부문을 인수한 GCL은 에스엠피 인수 후 재협상 없이 곧바로 생산을 재개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IB 전문가들은 GCL이 폴리실리콘 시장 점유율 1위(24%)를 지키기 위해 에스엠피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폴리실리콘 업계는 납품가격이 2014년 이래 꾸준히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업계는 덩치 불리기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시장 점유율 3위(18%)인 OCI는 도쿠야마 말레이시아 법인의 공장 인수를
한편 에스엠피는 폴리실리콘 생산기업으로 2011년 롯데정밀화학의 전신인 삼성정밀화학과 선에디슨이 50대50으로 지분을 출자해 설립했다.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