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본부장보(상무급) 등 고위 임원 수를 33% 줄이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찬우 이사장은 전날 15명의 상무급 인사(국민행복재단 사무국장 포함)들에게 일괄 사표를 제출하도록 지시한 뒤 이날 곧바로 후속 인사를 발표했다. 기존 2인 본부장보 체제를 유지하던 유가증권시장본부와 시장감시본부는 1인 본부장보 체제로 변경됐다. 신임 유가증권본부장보에는 김성태 유가증권 상장부장이 승진 임명됐다. 시장감시본부장보는 김영춘 시장감시제도부장이 맡게 됐다. 코스닥시장만 현행 2인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기존 정운수 본부장보 외에 채남기 경영지원본부 전략기획부장이 승진 임명됐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피에 비해 아직 덜 성숙된 코스닥 시장을 향후 집중 육성하겠다는 정 이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경영지원본부와 파생상품시장본부도 기존 상무급 자리를 하나씩 줄여 각각 3인, 2인 체제로 꾸려지게 됐다. 경영본부에는 권오현 본부장보와 코스콤에서 파견 온 신성환 전문위원이 자리를 지켰고 시감본부에서 김현철 본부장보가 자리를 이동했다. 파생본부는 김도연·임재준 본부장보가 남게 됐다.
거래소 간부 전원이 일괄 사표를 제출한 것은 김봉수 전 이사장 체제(2009~2013년) 이래 두 번째다. 하지만 조직 개편 강도는 김 전 이사장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는 게 내부 분위기다. 임원 수를 대폭 줄인 만큼 향후 조직도 효율성, 업무 연관성 등을 고려해 통합 작업이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정 이사장이 쇄신을 명분으로 '친정 체제'를 강화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매년 2월께 진행돼왔던 정기인사도 내년 1월로 당겨질 전망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김 전 이사장 당시에는 임원들 나이를 고려해 일부 임원을 교체한 정도지만 이번에는 사람과 조직 모두를 바꾸는 큰 작업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취임사에서 "각 본부가 자율적으로 시장의 운영 방향을 정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시장 운영에 반영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 권한을
[채종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