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앞다퉈 자체 결제 직거래망을 구축하고 있다. 카드사와 가맹점사이에서 결제대행 역할을 하는 PG(Payment Gateway·전자지급결제대행)나 밴(VAN·부가가치 통신사업자)을 거치지 않으면 그만큼 수수료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앞으로 결제대행사를 거치지 않는 ‘직거래 결제망’을 갖춘 카드사들이 늘면서 연회비·수수료율 인하 등 고객 혜택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6일 자본금 70억원을 들여 PG업체 ‘블루월넛’을 설립했다. 블루월넛은 금융당국에 전자금융업 등록을 마친뒤 내년 1월경 정식 출범한다. 현대카드는 앞으로 자체 PG업무를 외부 PG사가 아닌 블루월넛에 맡길 계획이다. 현재는 카드사를 대신해 온라인의 경우, PG가 오프라인은 밴이 각각 가맹점과 계약을 맺고 결제처리·전표매입 등 과정을 대행한 뒤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현대카드처럼 자체적으로 직거래 결제망을 구축하면 수수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현대카드는 국내 PG업무외에도 해외 직구나 핀테크 플랫폼 개발에도 블루월넛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급변하는 간편결제시장과 PG시장 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회사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도 내년 1분기 상용화를 목표로 자체 PG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자체 PG시스템이 구축되면 KB국민카드로 결제하는 경우 직접 KB국민카드에서 카드결제 승인과 전표 매입이 가능하게 된다. KB국민카드가 직접 운영하는 ‘KB카드쇼핑몰’에 입점한 가맹점과 모바일 앱카드가 우선 적용대상이다. 향후 O2O(온라인 to 오프라인) 가맹점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PG자회사 설립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신한카드 역시 지난 2014년부터 신한카드로 결제하는 경우에 한해 PG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신한카드가 운영 중인 온라인쇼핑몰 올댓쇼핑몰과 온·오프라인 결제플랫폼 판(FAN)페이 등에 적용되고 있다. 업계에선 간편결제·O2O 서비스 등의 증가로 PG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카드사들이 앞으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카드사가 결제대행 업체를 거치지 않는 직거래 결제망을 구축하려는 것은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최대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여기에 각종 페이 등 간편결제와 핀테크가 발달하면서 앞으로 밴, PG 등 결제대행 업체 역할이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최근 카드결제 건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외부업체 없이 직접 결제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카드사들이 늘고 있다”며 “결제대행 시스템을 활용해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비용절감이 고객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프라인 분야에서도 최근 대형 쇼핑몰 위주로 밴사 없이 카드사와 직승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시도가 진행됐지만 금융당국 규제로 무산된 상태다. 금융당국은 직승인 체제를 통해 카드사가 가맹점에 수수료를 깎아주는것에 대해 리베이트 제공행위라는 유권해석을 내린 상태다. 때문에 농협 하나로마트와 금융결제원, 비씨카드와 스마트로 등은 추진 중이던 직승인 전환 사업을 백지화한 바 있다. 하지만 앞으로 카드사들이 삼성페이 등장,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 활성화 등으로 결제대행 활용도가 떨어진 밴 업무에 대한 수수료율을 낮추려는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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