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올해 세계 해운업계 영향력 있는 인사 2위에 올랐다.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을 끊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보낸 것이 전세계 물류대란으로 이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영국 해운산업 전문지 로이즈리스트는 18일(현지시간) 올해 해운업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을 선정하며 산업은행·한진해운·‘주식회사’ 대한민국(Korea inc)을 공동 2위에 올렸다.
로이즈리스트는 “세계 7위 컨테이너 선사 한진해운의 종말은 한국 성장모델의 위험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며 “산은이 8월 한진해운에 유동성 지원을 중단하며 수많은 해운사와 화주, 물류회사들이 대혼란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반면 중국의 쉬리룽 코스코시핑그룹 회장은 1위를 꿰찼다. 중국은 지난 3월 정부 주도로 국영 해운사 코스코(중국원양)와 차이나시핑(중국해운)을 합병해 세계 4위 컨테이너선사를 출범시켰다. 로이즈리스트는 “양사 합병으로 자산 규모 900억 달러 규모 괴물이 탄생했다”고 총평했다. 공격적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는 중국과 반토막 난 한국 해운이 확연히 대비된 셈이다.
지난해 로이즈리스트는 한국 조선업 구조조정을 주도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27위에 넣으며 “한국 조선업에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보여주는 불운한 상징”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100대 인사 리스트에는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76위),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87위),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93위) 등 국내 조선 ‘빅3’ 수장도 이름을 올렸다. 로이즈리스트 측은 올해 조선업 구조조정 등 회사 회생을 위해 자구노력을 짜낸 점 등을 인정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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