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1% 초·중반에 불과한 가운데 안정적 투자 성향을 가진 자산가들이 예금보다 0.5~1%포인트 높은 금리를 주는 신용연계 DLS로 눈을 돌리고 있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 말 기준 신용연계 DLS 발행 규모는 6조182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5조5571억원어치가 발행된 것에 비해 11%가량 증가했다. 정상규 신한금융투자 PWM태평로 PB팀장은 "단기로 투자할 만한 안정적 상품을 찾는 자산가들이 신용연계 DLS를 선호한다"며 "보통 3개월 정기예금 금리와 비교해 그보다 0.2~0.3%포인트만 높아도 투자하겠다는 고객이 많아 나올 때마다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기초자산이 되는 채권의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금리는 낮아진다. AAA등급인 한국가스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DLS 금리는 각각 1.7%, 1.8%며 AA+등급인 호텔롯데 DLS 금리는 1.85%에서 2.1% 정도다.
위험도가 높은 투자를 기피하는 안정적 성향의 자산가들이나 변동성이 클 때 잠시 자금을 넣어둘 단기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상품인 만큼 신용 위험이 극히 낮은 공기업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의 인기가 특히 높다. 공기업 DLS는 자주 나오는 상품이 아니어서 나올 때마다 투자자들 문의가 쇄도한다는 게 PB들 설명이다.
수요가 점차 늘어나다 보니 최근에는 증권사들이 호텔롯데 카카오 현대건설 홈플러스 미래에셋캐피탈 등 일반 기업 회사채 DLS 발행도 늘리고 있다.
특히 증권사들은 신용연계 DLS를 보유 채권 유동화 창구로도 활용하고 있다. 보통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해야 하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이를 활용해 수수료 수익을 얻고, 발행 자금으로 좀 더 높은 이익이 예상되는 자산에 투자할 수 있어 여러모로 이득이다.
이에 사모 신용연계 DLS로 재미를 본 일부 증권사들은 공모 신용연계 DLS를 늘려 투자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실제로 올해 가장 많은 신용연계 DLS를 판매한 삼성증권은 사모로 반응이 좋았던 호텔롯데와 현대건설 DLS 등을 공모로도 내놨고 앞으로도 늘려갈 예정이다.
■ <용어 설명>
▷ 신용연계 파생결합증권(DLS) : 증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파생결합증권. 대부분 만기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